국제금융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빈국(貧國)의 이익을 대변해온 조지프 스티글리츠 세계은행 수석부총재가 올 연말 사임한다. 스티글리츠 부총재는 24일“부총재직을 사임하고 학문적 소신을 지키기 위해 내가 옳다고 믿는 것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곳을 찾아가겠다”고 밝혔다.
미국의 로렌스 서머스 재무장관은 이날 스티글리츠가 ‘창의적이고 지적인 동력’이었다고 칭송했다. 그러나 스티글리츠는 97년 2월 세계은행 수석부총재가 된 뒤 줄곧 미국과 국제통화기금(IMF)에는 눈엣가시같은 존재였다. 그는 특히 97년말 외환위기를 맞은 한국 등 동아시아국가들에 대한 IMF의 긴축정책과 고금리 처방을 강하게 비판해 IMF 및 미국과 심한 갈등을 빚었다. 제임스 울펀슨 세계은행총재마저 스티글리츠가 너무 앞서나간다며 공개적으로 불평할 정도였다.
세계은행은 그의 사임이 강요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기 위해 후임자선정을 그에게 위임했다. 스티글리츠는 스탠퍼드대 강단으로 돌아간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