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석유생산 감축과 석유소비 증가로 세계 석유재고량이 크게 줄어 석유수급에 비상이 걸렸다.국제에너지기구(IEA)가 최근 발표한 석유수급 보고서에 따르면 9월말 현재 세계 석유재고(민간보유량 기준)는 총 46억1300만배럴로 작년의 47억1100만배럴보다 9300만배럴(2.0%) 감소했다.
▼연말 작년比 9% 줄듯▼
IEA는 석유수요가 늘어나는 4·4분기(10∼12월)에 세계 석유재고가 하루 260만배럴씩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연말까지 2억4000만배럴 가량의 재고가 줄어 세계 석유재고가 작년보다 9%나 적은 43억배럴 정도에 그친다는 것.
IEA는 특히 경제개발협력기구(OECD)회원국들의 연말 석유재고량이 작년의 27억9800만배럴에서 14%가량 적은 24억배럴로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최근 정부비축 원유 방출을 늘리기 시작해 19일 현재 정부비축량이 작년 같은 시기(3억3320만배럴)보다 8.8% 적은 3억390만배럴로 줄었다.
그러나 IEA의 이같은 전망은 이라크의 석유수출 중단조치(22일) 이전에 나온 것이다. 이라크의 이 조치가 연말까지 계속된다면 세계 석유공급이 8000만배럴 이상 줄어든다. IEA의 전망에 이라크 수출중단의 영향을 합치면 연말의 세계 석유재고는 42억배럴로 감소해 수급불균형이 더욱 심해지게 된다.OPEC는 올 3월 감산 시작 당시 주요국 석유재고를 96년 수준 아래로 유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금 추세대로라면 세계 석유재고는 이미 96년(48억1800만배럴) 이하로 떨어졌고 OECD 석유 재고도 연말 경 96년의 24억4700만배럴을 밑돌 전망이다.
▼"高유가 당분간 불가피"▼
그러나 OPEC는 “이라크의 수출중단은 일시적인 것으로 보이며 세계 재고량은 아직 적정수준까지 떨어지지 않았다”며 감산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 이문배(李文培)연구위원은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내년초까지는 석유재고 감소로 인한 유가급등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영이기자〉yes20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