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동화 X파일' 시미즈 마사시 지음, 정윤아 옮김/좋은책만들기 펴냄/255쪽 7500원▼
《저자는 일본 예술대학 예술학부의 교수. 어렸을 적 부모의 이혼으로 엄한 보모 밑에서 자란 경험을 갖고 있다.》
정신분석학적 방법으로 수백년간 전해 내려오는 민담, 동화의 의미를 재해석하는 것이 최근의 두드러진 조류. 저자는 오늘날의 ‘그림동화’가 탄생하기까지는 초판이 7번이나 개정됐다고 주장한다. 초판본의 경우 중세의 잔혹한 형벌이나 근친상간도 서슴지 않는 성문화 등이 노골적으로 드러났다는 것.
이 책은 그림동화 중 ‘빨간 모자’와 ‘헨젤과 그레텔’을 집중분석했다. 저자는 늑대에게 잡아먹힌 ‘빨간 모자’이야기에 대해 ‘할머니가 가족과 떨어져 숲속에 혼자 살고 있다는 점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문제를 제기한다. ‘엄마가 할머니에게 혼자 심부름을 보냈다는 것은 곧 빨간모자를 신에게 제물로 바치겠다는 의미’라는 것. 또 ‘헨젤과 그레텔’은 식량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어린이살해’를 제도화했던 흔적이라고 풀이한다.
추천사를 쓴 신경정신과 전문의 김병후씨는 “동화에 대한 정신분석학적 접근은 조상의 삶이나 인간본성에 대해 좀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게 하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정은령기자〉ry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