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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록의 신화' 신중현, 은둔 깨고 29일 단독콘서트

입력 | 1999-11-30 19:09:00


‘한국 록의 거인’ 신중현(61)이 오랜 만에 단독 콘서트를 갖는다. 29일 오후3시 8시 서울 힐튼호텔 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살아있는 전설, 너희가 록을 아느냐’.

신중현은 지난해 신보 ‘김삿갓’을 내면서 ‘아직 살아있음’을 알렸지만 대중과의 접촉이 사실상 끊긴 75년(대마초 파동으로 활동금지처분, 80년 해금) 이후 24년 동안 은둔자로 지내왔다. 지난달 28일 서울 송파구 문정동 자신의 스튜디오 ‘우드스톡’에서 만난 그는 “상업적으로 성공하지 못한 것은 눈치코치 없어서였다”고 말한다.그가 동시대 뮤지션들보다 항상 몇 십 발짝 앞서나간 것에 대한 자조섞인 자부심처럼 들렸다.

그는 “조용히 내 음악만 하려고 86년 이 곳에 왔을 때는 논밭만 있었는데, 지금은 주위에 온통 의류 상점들이니 집터 고르는 데도 앞섰던 셈”이라며 웃었다.

―요즘 근황은 어떤가?

“경기대 대중음악과 교수 생활을 지난해 그만두었다. 4년 정도 교수생활을 해 나름대로 인정도 받았다. 그러나 그렇게 있다가는 뮤지션으로서의 나를 잃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해 ‘김삿갓’이 상업적으로는 성공하지 못했는데….

“성공은 생각도 안했다. 80년대 초 해금이후 ‘신중현과 뮤직파워’‘세 나그네’를 결성하면서도 음악으로 돈을 벌어보겠다는 생각은 일찌감치 버렸다. 90년대부터는 이제 한국대중음악사에 신중현이라는 이름 석자를 남기기 위해 앨범을 내고 있는 것이다.”

―스튜디오에 기타와 드럼 외에 컴퓨터 신서사이저와 각종 장비들이 가득차 있어 웬만한 녹음실을 방불케 하는데….

“돈이 지배하는 제도권 음악에서 ‘기술적’으로 독립하기 위해서다. 우리 대중음악 판은 내가 A라는 음악을 만들어 주면 기획사나 엔지니어들이 B라는 음악으로 바꿔놓는 경우가 많다. 물론 기준은 ‘상품성’이고.”

―요즘 후배들의 음악을 들어보았는가?

“제 목소리 내고 음악하는 친구들은 거의 없더라. 대중음악은 그 안에 뮤지션의 울림이 있어야 한다. 기획사와 방송사의 합작품인 10대 그룹들의 노래는 ‘동요’라고 볼 수 밖에 없다.”

―공연준비는 어떻게 하고 있는가?

“3시간 동안 미발표곡을 표함해 모두 20여곡을 들려줄 계획이다. 그 중 ‘너와 나의 노래’는 연주시간만20분에이르는대곡인데 100명의 합창단이 투입된다. 이승환 윤도현밴드 이은미 이현우 박기영 등이 참가할 예정이다.” 02―585―2396.

〈이승헌기자〉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