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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축구]'골넣는 골키퍼' 칠라베르트 해트트릭 쇼

입력 | 1999-11-30 19:09:00


지난해 6월25일 열린 98프랑스월드컵 예선 D조 파라과이―나이지리아전.

파라과이 골키퍼는 팀이 2―1로 앞서자 자신의 골네트를 잡고 흔들었다. 또 종료 직전 추가골이 터지자 1m88, 93㎏의 큰 몸으로 땅을 뒹굴었다.

이처럼 현란한 몸짓과 기이한 행동으로 명성이 자자한 칠라베르트(34·아르헨티나 벨레스 사스펠드). 그가 이번엔 ‘골넣는 골키퍼’로서의 명성을 다시 한번 떨쳤다.

그 무대는 30일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열린 아르헨티나 프로리그 페로 카릴 오에스테전. 칠라베르트는 필드골은 아니지만 페널티킥으로 혼자 3골을 뽑는 해트트릭을 세웠다.

골키퍼가 해트트릭을 기록한 것은 칠라베르트가 세계 최초. 국가대표팀, 소속팀에서 페널티킥과 프리킥을 전담하는 칠라베르트는 통산 46골을 기록하게 됐다.

그가 가장 최근 보여준 ‘괴짜’ 행동은 7월 조국에서 열린 남미선수권대회 직전 정치적 이유로 국가대표팀 소집을 거부한 사건.

그는 파라과이축구협회가 대회 경비책임자로 암살사건에 연루된 퇴역장성 리노 오비에도를 임명하자 “오비에도는 96년 쿠데타 음모, 반정부 시위자 학살사건에 개입한 의혹을 받고 있다”며 ‘반민주적 인물’이라고 비난했었다.

칠라베르트는 법원의 판결에도 꿈쩍 하지 않았다.

그는 94년 경기중 상대 공격수를 폭행하고 이를 말리는 경기장 직원에도 주먹을 휘둘렀다. 이에 대해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최고법원은 올 5월 징역 3개월에 13개월 출전정지 처분 선고를 내렸다.

하지만 그는 “재판 절차상 문제가 있어 판결의 효력이 없다”며 출전을 강행했다.

어쨌든 칠라베르트의 이같은 ‘기행’은 실력이 밑바탕에 깔려 있기에 가능하다는 중론.

〈김호성기자〉ks10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