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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소리극 '난타', 14일부터 "코도 즐겁게"

입력 | 1999-12-01 19:19:00


‘두들기는 퍼포먼스에서 맛있는 냄새가 나는 연극으로!’

소리와 음악으로 진행되는 비언어(Non―verbal) 퍼포먼스 ‘난타’에 향기가 추가된다. 8월 영국 에딘버러 페스티벌에서 ‘쿠킹’이란 제목으로 공연돼 호평을받았던‘난타’.2000년 뉴버전에는 요리 에피소드를 보강해 강력한 웃음 보따리를 풀어 놓는다.

14일부터 내년 1월23일까지 서울 중구 정동극장에서열리는 ‘난타 2000’. 기존 연극에서 결혼식 피로연을 준비하던 요리사들이 빈대떡을 만드는 과정 정도 밖에 보여주지 못했던 것이 아쉬운 듯 이번에는 80분 동안 수타(手打)국수, 철판 요리, 통돼지 요리 등 갖가지 솜씨와 칵테일 쇼도 보여준다.

공연팀의 연습 현장에 가면 류승룡 장석현 서추자 김원해 등 4명의 요리사들이 휘두르는 8개의 칼이 허공을 가르다 리드미컬하게 도마에 내려 꽂힌다. 특히 열심히 연습하는 부분은 칵테일쇼. 맛과 농도를 맞추기 위해 요리사들은 칵테일 병과 잔을 수없이 주고 받는다. 알코올을 머금고 입김을 불어 만들어내는 ‘불쇼’도 맹연습 중.

요리 부문 중 백미는 철판 요리 장면. 당근 양파 오이 양배추 고기 김치를 잘게 썰고 철판에 볶자 지글지글 소리와 함께 구수한 냄새가 풍겨 나온다. 전통결혼식 장면 재현도 추가됐다. 커플관객을 무대로 끌어올려 즉석에서 사모관대와 족두리 차림으로 결혼식을 올리고 음식을 시식케 할 예정. 연출자인 PMC대표 송승환씨는 “배고픈 관객은 침을 흘리는 것을 주의해야할 것”이라고 말한다.

97년 초연된 ‘난타’는 2년간 국내 400여회 공연돼 18만여명의 관객을 끌었다. 뮤지컬 ‘명성황후’와 함께 매년 수정작업을 거치며 장기공연되는 국내 몇 안되는 레퍼토리다. 또 해외공연계약을 통해 100만 달러 수입을 확보해 놓고 있다. 10월 미국 올란도디즈니월드 공연을필두로 2000년에는 미국 일본 동남아 순회공연 일정이 잡혀 있다. 동시 다발 공연이 가능하도록 국내 공연단체로는 최초로 ‘블루’ ‘화이트’ ‘레드’ 등 3개의 공연팀을 가동한다.

내년 1월6∼23일에는 이 중 ‘블루’가 일본 아시히(朝日)신문 주최로 도쿄와 오사카 공연을 펼친다. NHK는 최근 ‘난타’를 특집으로 방송했고, 3일에는 공연팀이 TV아사히의 뉴스쇼에도 출연한다. 평일 7시, 토일 4시 7시. 2만∼3만원. 02―773―8960

〈전승훈기자〉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