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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O회의장 'NGO'시위]최루탄…폭력…시애틀 '아수라장'

입력 | 1999-12-01 19:19:00


뉴라운드 협상의 틀을 마련하기 위한 세계무역기구(WTO) 3차 각료회의가 비정부기구(NGO) 회원들과 노조 등의 시위로 몸살을 앓고 있다.

전세계에서 몰려든 수만명의 시위대가 11월30일(현지시간) WTO 각료회의가 열리는 시애틀 도심으로 집결, 하루종일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시애틀 준전시상황〓현지 언론들은 이날 시위대 규모를 대략 3만∼5만여명으로 추산했다.

이들은 새벽부터 시애틀 도심에 집결해 춤을 추며 ‘WTO반대’구호를 외쳤고 곳곳에서 일반시민 또는 각국 정부대표단과 마찰을 빚었다.

회의장 주변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이들을 묵묵히 지켜보던 경찰은 오전10시반경 페퍼포그 차량을 앞세워 최루탄과 고무탄을 쏘며 본격적인 진압활동에 나섰다.

이에 흥분한 시위대는 상가 유리창을 깨뜨리고 쓰레기통에 불을 지르거나 회의장에 들어가려는 각국 협상단에 주먹을 휘두르기도 했으며 시애틀 도심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돼버렸다.

▽NGO의 요구〓이날 시위에는 시민 소비자 농민 환경단체 회원들이 주를 이뤘으며 노동조합도 다수 참여했다.

이들은 “WTO가 일반 국민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자유무역 협상을 즉각 중지하고 해체할 것을 한 목소리로 요구했는데 그 이유는 저마다 달랐다.

환경단체들은 “WTO의 목표대로 상품과 서비스가 자유롭게 국경을 넘나들 경우 이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환경이 파괴된다”고 주장한다. 노조원들의 우려는 “대기업들이 임금이 낮은 나라로 옮겨가면 일자리가 없어진다”는 것.

NGO의 주장은 나라마다 제각각이어서 미국의 NGO는 환경보호와 일자리가 가장 큰 관심사.

반면 유럽연합(EU)은 “미국과 WTO가 뉴라운드협상을 통해 유전자조작농산물(GMO)처럼 인체유해 여부가 밝혀지지 않은 값싼 농산물을 유럽에 유통시키려 한다”고 비난하고 있다.동남아 등 개도국 NGO는 “뉴라운드 협상이 선진국의 이익만을 추구한다”며 “개도국의 혜택을 보장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농산물의 비교역적 기능이 협상과정에서 반영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어 한국정부대표단과 입장을 같이 하고 있다. 30여명의 NGO회원들을 이끌고 이번 시위에 참여한 WTO범국민연대 장원석(張原碩)공동위원장은 “농수산물시장은 각국 사정이 충분히 반영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시애틀〓신치영기자〉higgl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