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는 ‘젊은이의 시대’였다. 출산율 급증으로 총인구에서 젊은이가 차지하는 비율이 늘었고 이들은 소비와 문화를 주도했다.
그러나 새 밀레니엄은 ‘실버 시대’가 될 것으로 많은 미래학자들이 보고 있다. 노인이 사회의 중추세력 가운데 하나가 된다는 것이다.
▼세계인구 22% 될듯▼
유엔 인구국에 따르면 세계 인구에서 60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은 1999년 9.9%에서 2050년에는 22.1%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평균수명이 긴 선진국은 19.3%에서 32.5%로 증가한다.
이처럼 노인 인구가 급증하면 노인이 정치권력의 향배를 좌우하게 될 수도 있다. 실제로 이스라엘에서는 5월17일 총선을 앞두고 노인당이 출현해 화제를 모았었다.
소비도 마찬가지. 레스터 서로 미국 MIT대 교수는 97년 저서 ‘자본주의의 미래’에서 노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광고가 앞으로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회-소비 중심위치▼
미래의 실버세대는 사회보장 비용을 부담하지 않고 혜택만 받기 때문에 큰 구매력을 갖는 데다 인구도 많다. 게다가 젊은이들과 달리 노인층은 자신의 판단과 습관을 쉽게 바꾸지 못한다. 그래서 광고효과가 훨씬 더 좋다는 것이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노인전용 전자오락실에서 화장품에 이르기까지 각종 실버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혼자 사는 노인을 위해 하루동안 아들 며느리 손자 역할을 대신해주는 ‘가족 대여업’과 노인 맞선 회사도 이미 등장했다.
일본 경제기획청은 65세 이상이 일본 총인구의 25%에 이를 2020년경에는 실버산업 규모가 지금의 두배로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래에는 의학의 발달로 노년층도 젊은이 못지 않게 활동하게 된다. 영국의 민간 싱크탱크인 미래재단은 최근 보고서에서 2060년에는 은퇴연령이 80세로 되고 60세는 새 직장을 얻기 위해 재교육을 받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렇게 되면 수상스키를 즐기는 70세, 등산하는 100세 노인도 드물지 않을 것이다. 97년 조지 부시 전 미국대통령이 73세의 나이에 3660m 상공에서 낙하산을 메고 뛰어내린 일도 뉴스가 되지 못할 것이다.
미국 성의학회 피터 스톡턴 박사는 “인류는 나이에 관계없이 자식을 낳게 될 것”이라고도 말했다.
〈김태윤기자〉terren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