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세이커스의 짜임새있는 ‘수비농구’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
지난시즌까지 ‘LG농구’의 특징은 용병 버나드 블런트가 득점을 책임지고 나머지 선수들은 강한 수비를 펼쳐 상대에게 최소의 점수를 허용하는 것.
하지만 전력의 핵인 블런트가 시즌직전 아무런 말도 없이 미국으로 달아나는 바람에 LG는 초반 5연패를 당하는 등 그대로 무너지는 듯이 보였다.
그러나 LG는 1라운드를 거치는 동안 조금씩 전열을 가다듬더니 이젠 지난시즌의 끈적끈적한 조직력을 선보이며 상위권 도약을 꿈꾸고 있다.
1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99∼2000시즌 LG―신세기빅스의 2라운드 경기.
LG가 강력한 수비에 이은 속공으로 신세기를 89―78로 꺾고 4연승을 달렸다. 신세기는 6연패.
LG의 작전은 따로 슈터를 정해놓지 않고 전원이 무차별 공격을 펼치는 것.
이날 LG는 블런트 대체용병 쉔드릭 다운스가 24점을 기록하는 등 5명의 선수가 두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신세기의 얼을 뺐다.
신세기는 우지원의 드라이빙 레이업슛에 이은 자유투 성공으로 초반 한때 23―22로 앞섰다.
그러나 그것으로 끝이었다. LG는 박훈근(14득점)의 터닝슛과 양희승(19득점)이 오른쪽에서 쏘아올린 3점슛으로 27―23으로 쉽게 역전시키며 그대로 달아났다. 2쿼터에서 이미 54―37로 17점차.
그러자 신세기는 ‘안되면 말고’식의 야투를 남발하다가 결국 제풀에 지쳐 그대로 주저앉고 말았다.
〈전 창기자〉j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