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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가 흐르는 한자]敎授(교수)

입력 | 1999-12-02 19:47:00


예로부터 스승을 부르는 명칭은 여럿 있었다. 師, 師父, 師傅(사부), 經師(경사), 師長, 訓導, 老師, 山長, 訓長…. 그 중 師는 스승에 대한 일반적인 略稱(약칭)이며 師父는 ‘君師父一體(군사부일체)’, 즉 임금과 스승, 아버지를 동격시하여 높여 부르던 명칭이다.

師傅도 본디 춘추시대 제후의 스승을 일컬었으나 지금은 다소 변질돼 武林이나 匠人(장인)階層에서 技藝(기예)를 전하는 스승을 높여 부르는 稱號(칭호)가 됐다. 經師는 漢代 經學을 가르쳤던 스승을, 訓導는 明淸時代의 스승을 말했다. 老師는 宋 元時代 小學의 선생을, 山長은 宋代 書院(서원)의 長을 뜻했다.

반면 訓長은 순수 우리식 稱號다. 書堂(서당)에서 학생들에게 글을 가르쳤던 사람으로 ‘學究’라고도 했다. 대체로 조선중기 이후 書堂式 교육이 활발해지면서 일반화됐다.

敎授라는 말은 본디 ‘가르치다’ ‘학업을 전수하다’는 의미로 사용됐다. 宋나라 때부터 學官의 하나로 사용돼 律學敎授니 醫學敎授, 武學敎授 따위가 있게 되었다.

우리의 경우 고려말 恭讓王(공양왕)때 전국 府(부), 牧(목)급의 鄕校(향교)에 敎授官을 파견한 것이 시초다. 조선 經國大典에 와서 정착됐는데 학생을 가르치는 게 주임무였다. 敎授가 지금의 의미로 쓰이게 된 것은 근대에 영어 ‘professor’를 그렇게 번역하면서부터다.

예로부터 우리나라는 가르치는 직업을 신성시하고 교육자를 존경해 왔다. 특히 大學의 敎授라면 사회적으로도 信望이 두터웠다. 과외나 입시와 관련해 일부 교수들의 부정행위가 종종 있어왔다. 요즘 또다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다. 음대입시부정, 건설공사 入札(입찰)비리에 연루돼 교수들이 무더기로 조사를 받고 있다. 같은 교수로서 有口無言일 뿐이다.

鄭錫元(한양대 안산캠퍼스 교수·중국문화)478sw@mail.hany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