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은 한국영화 ‘텔 미 썸딩’과 일본영화 ‘러브레터’가 희비 쌍곡선을 그린 주말이었다.
11월13일 개봉 첫 주말 14만8000명(이하 영화사가 집계한 서울관객)을 불러모으며 기세좋게 출발한 ‘텔 미 썸딩’은 둘째 주말 11만6000명, 지난 주말 7만1000명으로 관객수가 대폭 줄었다.
반면 한 주 늦게 개봉된 일본영화 ‘러브레터’는 개봉 첫주말 8만명, 둘째주인 지난 주말 10만명의 관객이 들어 주말 상영 영화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표 참조). 일본 영화가 주말극장가에서 흥행 1위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전체 서울관객수는 ‘텔 미 썸딩’이 55만여명으로 ‘러브레터’(30만명)보다 많다. 개봉 3주만에 이만큼의 관객기록을 세우는 것도 흔치 않은 일. 그러나 앞선 한국영화 ‘주유소 습격사건’(서울관객 91만4000명)의 놀라운 흥행기록과 비교되는 바람에 ‘텔 미 썸딩’의 성과는 ‘미약’해 보인다.
영화의 수수께끼를 둘러싸고 PC통신과 인터넷에서 벌어졌던 열띤 논쟁이 사그라드는 등 젊은 관객층의 관심이 급격히 줄어드는 것도 흥행 부진의 한 원인. 주변에서는 ‘텔 미 썸딩’이 서울관객 80만명선은 돌파하겠지만 ‘주유소 습격사건’의 기록을 깨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면 ‘러브레터’는 중고생, 20대 관객 뿐 아니라 중년여성들도 몰려드는 기미를 보이기 시작했다.
2차 일본문화 개방이후 첫 개봉작인 ‘러브레터’의 흥행 성공은 일본영화 개봉의 봇물을 예고한다.
11일 개봉될 일본판 ‘링’을 비롯해 ‘소나티네’ ‘자살관광버스’ ‘감각의 제국’(이상 2000년1월), ‘사무라이 픽션’ ‘철도원’(이상 2000년2월) 등이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김희경기자〉susan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