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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돈? 천사 선물? 대낮 550만원 돈벼락

입력 | 1999-12-02 23:23:00


“검은 돈일까? 아니면 천사의 손길일까?”

서울 중구 을지로6가 파출소는 지난달 30일 희한한 습득물 신고를 받았다.

신고자는 인근에서 개인사업을 하는 강모씨(32). 강씨가 습득물이라고 신고한 것은 가로 세로가 20㎝ 정도 되는 종이상자로 상자 안에는 10만원권 수표 8장과 현금 등 모두 552만1500원이 들어있었다. 현금중에는 500원짜리 동전 19개까지 있었다.

강씨가 뜻하지 않게 이 돈상자를 받은 것은 이날 오후 3시경. 서울 광진구 화양동에 있는 거래처 부근 주차장에서 차를 주차하던 중 40대 후반으로 보이는 한 남자가 다가와 상자를 건넸다. 문제의 남자는 의아해 하는 강씨에게 “아무 이상없는 물건이니 걱정하지 말고 가져가세요”라는 말까지 덧붙였다.

문제의 남자가 그레이스 승합차를 몰고 사라진 뒤 상자를 열어 보던 강씨는 뜻하지 않은 이 돈다발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러나 출처도 모르는 돈을 함부로 쓸 수 없다고 판단한 강씨는 파출소에 습득물 신고를 한 것.

수표번호를 통해 돈의 출처를 추적하고 있는 경찰은 “일단 수표 주인을 찾아야 돈의 성격을 알 수 있다”면서 “산타클로스라기보다는 경찰에 쫓기던 범죄자의 돈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현두기자〉ru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