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변호사 빅토리아 머든(36)이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노젓는 소형 보트로 대서양을 횡단하는데 성공했다.
미 언론은 머든이 9월13일 아프리카 서북부 카나리아제도를 출발해 81일간 4800㎞를 항해한 끝에 3일 중미 카리브해의 과들루프섬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머든은 강인한 체력을 갖춘 미국 체육인들로 구성된 ‘섹터 노리미트 팀’의 회원. 그녀는 이미 여성 최초로 스키를 타고 남극을 정복한 기록도 세웠다.
머든은 3일 기자들을 만나 “6m도 넘는 파도, 그리고 지루함과 싸우는게 가장 힘들었다”며 “이제는 날아갈 것 같다”고 소감을 말했다. 길이 7m짜리 ‘아메리칸 펄’호가 그녀에게 대기록을 안겨준 ‘동반자’였다. 머든은 항해 초반에는 속도가 빨라 70년 영국인 시드니 젠더가 세운 73일 기록을 깨려고 했으나 허리케인 레니호를 만나 2주 가까이 육지에 머무는 바람에 기록경신을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머든은 지난해에도 대서양 횡단에 도전했다가 허리케인 때문에 실패했다.
그녀는 위성 전화를 통해 가족과 대화하거나 인터넷에 항해상황을 띄우면서 극심한 피로와 고독을 이겨냈다고 말했다. 그녀는 음식물을 끓이기 위해 가스 버너를 사용했으나 항해중 자연환경에 해가 될만한 일은 전혀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