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동팀 최종 보고서는 김태정(金泰政)전법무부장관이 원본을 받아 일부를 가리고 축소 복사한 뒤 박시언(朴時彦)전신동아그룹 부회장에게 보여준 것으로 검찰 수사결과 드러났다.
검찰 수사결과에 따르면 유출된 보고서는 청와대 법무비서관실에서 원본 형태로 전달됐다.
청와대 법무비서관실은 최종 내사결과 보고서 원본을 3부 작성했으며 박주선(朴柱宣)전대통령법무비서관은 대통령에게 보고한 뒤 2부를 보관하고 있었다. 나머지 1부는 김중권(金重權)전대통령비서실장이 보관했다.
대통령에게 보고된 원본은 B4용지(8절지) 크기로 작성됐으며 한꺼번에 펼쳐 볼 수 있도록 병풍식으로 접혀져 있었다.
김전장관은 검찰총장으로 재직하던 올 2월 하순 박전비서관에게 전화를 걸어 “내사결과를 보내주면 이형자(李馨子)씨 등에게 결백하다는 사정을 해명할 수 있다”며 보고서를 보내줄 것을 요청했다.
그 후 김전장관은 검찰 직원을 시켜 보고서를 가져오게 했으며 박전비서관은 원본을 전달했다.
이를 전달받은 김전장관은 최순영(崔淳永)신동아그룹회장의 구속을 건의한 ‘7.건의’ 항목과 보고서 표지를 가리고 A4용지 크기로 복사해 놓았다.
김전장관이 박전부회장에게 보여준 것은 이와 같은 축소 복사본으로 밝혀졌다.
김전장관은 박전부회장에게 사본을 보여주며 “이것은 청와대 사직동팀에서 조사한 결과다. 이형자에게 쓸데없는 짓 하지 말아달라고 전하라”고 말했다는 것.
검찰관계자는 5일 “김전장관이 부인 연정희(延貞姬)씨의 결백을 해명하기 위해 보고서를 유출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밝혔다. 검찰은 박전비서관이 원본 형태로 전달한 사실에 대해서는 법률검토 작업을 벌이고 있다.
〈정위용기자〉viyon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