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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념-송인준씨 주내소환]파업유도 특검수사 急流

입력 | 1999-12-06 03:03:00


옷로비 사건수사에 가려 조용하게 진행되던 조폐공사 파업유도 의혹사건 특별검사팀의 수사 행보가 급류를 타고 있다.

강원일(姜原一)특별검사가 이번주 중 진념(陳稔)기획예산처장관과 당시 대전지검장이던 송인준(宋寅準)대구고검장을 동시에 소환하는 것은 나름대로 이 사건에 대한 가닥이 어느정도 잡혔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특검팀관계자들의 말처럼 이들의 소환조사가 사법처리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 사건의 핵심 참고인으로 조사를 받는 것 만으로도 두사람은 공직자로서 상처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지난해 경산창과 옥천창 통폐합이 당초 2002년 예정에서 2년이상 앞당겨진 배경에 의혹을 갖고 조사해왔다.

당시 기획예산위원회 위원장이었던 진장관이 조폐창 조기 통폐합 과정에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특검팀은 판단한다.

강특검도 “당시 기획예산위가 조폐창 조기 통폐합에 어느 정도 관여했는지를 확인해보기 위한 것”이라고 진장관의 소환 배경을 설명했다.

진장관은 “옥천창과 경산창을 2001년까지 통합하도록 권유했을 뿐이며 통폐합 시기를 앞당긴 이유는 발표 전까지는 전혀 알지 못했다”고 해명해왔다.

그러나 조폐창 통폐합을 전형적인 경제관료출신으로 몸조심이 몸에 밴 강희복(姜熙復)전조폐공사사장이 ‘나홀로’ 결정한 것으로 보는 것은 무리라는 게 특검팀 내부의 중론이다.

강특검은 누구를 사법처리하는 차원이 아니라 진상을 밝혀 앞으론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시스템을 고쳐야 한다는 소신을 거듭 밝혀왔다.

조사결과 검찰이나 기획예산위 등 관계기관이 파업유도에 관련된 사실이 드러나더라도 이를 숨김없이 공개하는 ‘햇볕정책’을 통해 제도를 개선토록 하겠다는 것이 강특검의 소신이다.

송고검장을 소환하는 것도 검찰의 노사문제 개입을 당연시하고 이를 ‘검사장의 공적’으로 생각하는 한심한 인식 수준을 고쳐놓아야 한다는 판단에서라고 특검팀의 한 관계자는 전했다.

특검팀은 공안대책협의회나 그 전신인 공안사범합동수사본부 등을 통해 노사문제에 검찰이 개입하는 일을 더 이상 해서는 안된다는 교훈을 이번 수사를 통해 남기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의 조사 분위기로는 이 사건이 진형구(秦炯九)당시 대검공안부장의 ‘1인극’이 아니라는 결론이 나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

〈최영훈기자〉cyh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