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붐을 타고 아마추어 만화동아리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초중고교생의 동아리까지 합치면 전국적으로 수천개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인터넷 사이트 ‘카클’(www.kacl.co.kr)은 참신한 상상력으로 가득찬 아마추어 만화가들의 작품활동에 날개를 달아주는 공간. ‘Korea Amateur Comic Land’(한국 아마추어 만화세상)의 약자인 카클(KACL)엔 150여 동호회의 500여 작품이 무료전시되고 있다.
▼동호회작품 무료전시▼
“카클은 아마추어 만화가들의 놀이공간이예요. 작품을 전시하고, 비평하고, 소식을 전하는 자연스런 만남의 장소지요.”
‘카클’ 주운영자는 이혜영(31) 고영룡씨(34) 부부. 이들이 아마추어 만화가들을 위한 사이트를 개설한 것은 결혼 2년째인 98년 3월. 만화를 좋아하는 아내와 컴퓨터를 잘 하는 남편이 의기투합했다.
▼17만여명 방문 '인기'▼
지금까지 17만명이 다녀갈 정도로 인기. 부천카툰네트워크(PCN)에서 일하는 이들 부부와 함께 ‘카클’을 운영하는 식구는 15명. 디자이너 대학생 등 직업도 다양하고, 서울 수원 춘천 대구 부산 등 사는 곳도 다양하다. 사무실도 따로 없고 한 번 모여본 적도 없지만, E메일로 자료를 주고 받는다.
“한 번은 마산에 있는 아버지가 서울에 만화공부하러 간 아들의 작품을 인터넷에서 보고 게시판에 글을 올린 적이 있어요. 뭘하는지 궁금했는데 안심이 된다는 것이었어요. 카클은 세대를 잇는 의사소통의 공간이기도 해요.”
‘카클’에서는 김나경 한승희 정상희 엄효열 등 이미 데뷔한 인기작가들의 아마추어 시절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또 나상주 이정아 등 이 공간의 인기 아마추어 작가는 만화잡지 진출을 준비 중.
‘카클’은 2000년 1월부터 일본어 서비스도 시작할 예정이다. 우수 아마추어 만화를 일본에 소개하기 위한 것.
카클 홈페이지에 한 구석을 차지하고 있는 ‘꼬쟁이방’은 세 살짜리 딸 정희의 별명에서 이름을 따온 이혜영씨의 고정코너.
“소망이 있다면 세대를 넘어 딸 정희가 카클을 운영할 수 있게 됐으면 하는 겁니다. 그 때쯤되면 웬만한 유명작가들의 아마추어시절 작품들을 돌이켜볼 수 있는 역사적 공간이 되겠지요.”
〈전승훈기자〉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