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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DJ노믹스' 對 'FKI노믹스'…정부-재계 물밑 신경전

입력 | 1999-12-06 19:45:00


‘포스트 IMF 시대의 한국경제를 어떻게 끌고가야 할까.’

새 밀레니엄을 20여일 남긴 요즘 정부 출연기관들과 민간경제연구소가 물밑에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정부 연구기관들이 ‘DJ노믹스’에 살을 붙이는 중장기 비전에 매달리는 반면 전국경제인연합회(FKI)는 ‘시장과 기업의 주도적인 역할’을 강조하는 ‘FKI노믹스’를 준비 중이다.

▽21세기용 ‘중장기 비전’〓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달 22일 첫 테이프를 끊은 국책연구소들의 ‘중장기 비전’ 공청회는 이달초 일단 종료된 상태. 비전작업을 지휘한 재경부 관계자는 “시장경제와 민주주의의 병행발전을 추구하는 ‘DJ노믹스’는 일종의 경제철학에 가깝다”며 “DJ노믹스라는 뼈대에 분야별 실천목표라는 살을 붙이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중장기 비전은 국민정부 초기의 4대 개혁과제보다 훨씬 포괄적이다. 거시총량지표를 비롯해 △시장경제 △생산적 복지 △농업 △대외전략 △금융 △공공부문 등 모두 9개 분야에 15개 정도의 국책연구소 등이 참가했다.

▽FKI노믹스〓97년 ‘새정부의 정책과제’를 제시했던 전경련 부설 한국경제연구원은 최근 재벌개혁 이후의 경제운용 방향을 설정하고 있다. 크게 △지난 2년의 회고와 반성 △지속적 발전을 위한 새 경제운영 △분야별 정책과제 △경영의 새로운 패러다임 등 4부로 구성된다.

현정부의 관치(官治) 폐해를 지적하고 새 밀레니엄 시대에 맞는 패러다임을 제시한다는 계획.

한경연은 중립성을 높이기 위해 외부필진을 대거 참여시켰다. 특히 ‘기업경영 패러다임’ 부분은 서울대 박철순 신유근교수가 직접 집필을 맡아 과거 재계 보고서가 담기 어려웠던 혁신적 내용을 포함할 것으로 알려졌다.

▽혼란스러운 두개의 ‘비전’〓구조개혁을 둘러싸고 파열음을 냈던 정부와 재계는 ‘국가 대계(大計)’의 초석을 다지는 비전작업도 따로따로 벌이는 셈. 정부측 비전작업에 발표자로 참여한 23명의 전문가 중 재계 인사는 삼성경제연구소의 K연구위원이 유일하다.

〈박래정기자〉eco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