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 집 작은 꽃밭의 채송화를 보세요
저리도 쬐그만 웃음들로 가득 찬
저리도 자유로운 흔들림
맑은 전율들을
내 속에 있는 기쁨도
내 속에 있는 슬픔도
태양 아래 그냥 내버려두면
저렇게 소박한 한 덩어리 작품이 될까요?
저렇듯 싱그러운 생 자체가 될까요?
―시집 ‘검은 소나기떼’(세계사)에서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꽃밭 하나를 선물받은 듯하다. 시인은 옆집 작은 꽃밭이라고 했지만 내게는 오래 전에 헤어지거나 소식이 끊기거나 서로 바빠 이제 가끔밖에 못만나는 다정한 친구들을 다 불러온 꽃밭같다. 하찮은 채송화에서 ‘쬐그만 웃음’들을 ‘자유로운 흔들림’을 ‘맑은 전율’을 느낄 수 있는 시심에 질투가 난다.
신경숙(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