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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문건' 國調 물 건너가나?…여야 선거법에만 신경

입력 | 1999-12-07 19:48:00


‘언론대책문건’과 관련한 국회 국정조사가 유실(流失)될 전망이다.

‘언론대책문건’ 국정조사 특위는 7일 모처럼 회의를 갖고 쟁점인 증인선정문제 등을 논의했으나 진전이 없어 회의는 40여분 만에 끝났다. 회의에서 여당측은 ‘문건’ 폭로자인 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의원을 증인으로 세워야 한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한나라당도 박지원(朴智元)문화관광부장관 박준영(朴晙瑩)대통령공보수석비서관 이기호(李起浩)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 등을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았다.

국조특위가 언제 다시 열릴지 모르지만 열린다고 해도 어떤 진전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게 사실.

여야의 입장차이가 커 국정조사계획서부터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될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이다.

요즘엔 여야 원내총무들마저도 선거법 개정협상에 몰두해 있는 탓인지 이 문제엔 관심조차 없는 듯하다. 여야 지도부들 또한 정말 국정조사를 실시할 의지가 있는지 의심의 눈총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여당측은 ‘옷사건’ 정국을 가까스로 수습해 가는 상황에서 ‘언론대책문건’ 문제까지 부각되는 것을 원치 않는 분위기이고 한나라당도 정형근의원 증인채택 문제가 부담이 되기 때문에 이 문제를 정치쟁점화하는데 부담을 느끼는 모습이다.

이 때문에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미 “여야가 시간만 끌다가 18일 정기국회 폐회를 구실로 국정조사를 ‘없던 일’로 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인 형편이다.

국조특위위원장인 한나라당 박희태(朴熺太)의원도 “‘언론문건’국정조사문제는 이제 정치권에서 해결하기 어렵게 됐다. 자포자기의 심정”이라고 말하고 있을 정도다.

〈양기대기자〉k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