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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새치기車 '체증몸살'… 진입로서 끼어들기 급증

입력 | 1999-12-07 19:48:00


서울시내 도로 곳곳이 얌체 운전자의 새치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시민의식의 실종에 단속담당기관의 무관심까지 겹쳐 질서를 지키려는 운전자들만 손해를 보고 있는 것.

불법 새치기가 가장 기승을 부리는 곳은 주요 도로의 진입로들. 6일 오후 6시경 퇴근 차량이 몰리기 시작한 올림픽대로의 경부고속도로 진입램프(4차로)에는 차량들이 400여m 늘어선 채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비교적 원활한 소통을 보이는 3차로에서 3,4대의 차량이 진입램프 입구까지 질주한 뒤 비상등을 켜거나 손을 흔들며 끼어들기를 시도했다.

기다리던 차량의 운전자들이 짜증난다는 듯 경적을 울렸지만 새치기차량들은 막무가내. 2대의 차량에 잇달아 새치기 당한 한 승용차 운전자가 창문을 열고 “끼어들지 마”라며 신경질적으로 소리를 질렀다. 이런 식으로 끼어드는 차량이 30분 동안 무려 26대나 됐다. 거의 1분에 1대꼴이었다.

7일 오전 7시경 출근 차량이 몰린 노들길의 성산대교 진입로도 마찬가지였다.

진입을 허가한 1,2차로에는 300m가량 차량들이 길게 늘어섰지만 시내버스를 비롯한 얌체족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3차로에서 끼어들기를 하고 있었다.

특히 이 지역을 운행하는 시내버스는 ‘절대 줄을 서는 경우가 없다’는 소문이 났을 정도다.

취재팀이 관찰한 1시간 동안 무려 22대의 시내버스가 진입로 입구에서 끼어들었고 줄을 서서 진입하는 버스는 불과 2대뿐이었다.

질서를 지키던 차량이 새치기를 막기 위해 앞차와의 간격을 바짝 좁히는 바람에 접촉사고 일보직전까지 가는 위태로운 장면도 자주 발견됐다.

이같은 풍경은 출퇴근시간이면 시내 주요도로 곳곳에서 발견된다. 이 2곳 외에도 강변북로의 영동대교 진입로, 목동교와 경인고속도로를 잇는 진입로, 여의도와 마포를 잇는 광장로 등은 대표적으로 ‘새치기’가 성행하는 곳.

새치기가 특히 진입로에서 성행하는 이유는 단속이 거의 없는데다 새치기를 할 경우 시간을 10분에서 30분까지 쉽게 단축할 수 있기 때문.

하지만 각 도로의 교통단속을 담당하는 경찰은 인력부족을 이유로 사실상 단속을 포기한 상태.

경찰관계자는 “차로변경이 금지된 곳에서의 새치기가 불법이긴 하지만 단속할 인력이 없다”며 “시민의식이 좀 더 성숙되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교통전문가들은 단속이 아니더라도 진입을 금지하는 규제봉을 설치하는 정도의 ‘성의’만 보여도 새치기를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완배기자〉roryre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