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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伊 니노 로타 피아노협주곡 음반 나와

입력 | 1999-12-08 19:34:00


이탈리아의 작곡가 니노 로타(1911∼1979)의 피아노협주곡 두 곡이 음반으로 발매됐다.

이렇게 소개한다면, 의아해하는 음악팬이 많을 것이다. ‘태양은 가득히’ ‘대부’ ‘길’ 등의 영화에서 애절한 현의 선율을 마음껏 선보이며 영화팬의 손수건을 젖게 만든 인물이 바로 로타이기 때문.

일반의 인식과 달리 로타는 클래식 음악가로서도 명성이 높았다. 10세때 피아니스트로 데뷔, 로마 산타 체칠리아 음대에서 수학했고 피치니 음악원 원장으로 20년간이나 재직했다.

음반에 실린 두 작품 중 ‘협주곡 C장조’는 러시아 작곡가 프로코피예프의 청년기 작품을 연상시킨다. 구르는 듯한 리듬, 전통조성(調性)을 살짝 이탈하는 짓궂은 선율의 조형미가 강한 인상을 남긴다.

E장조의 협주곡 ‘고대의 작은 세계’는 영화음악에서 만나는 로타의 면모를 엿보게 한다. 감상적 색조가 짙은 현의 선율이 펠리니 감독과 손잡고 만든 영화음악들을 연상케 한다. 떠도는 듯 무상한 호른의 배경음, 호화로운 음색의 팔레트를 엮어내는 목관은 라흐마니노프나 차이코프스키의 음악어법에 가깝다.

왜 사후 20년이 지나서야 이 작품들이 가까이 다가온 걸까. 음악평론가 안드레아 차카리아는 로타에 대해 “실험적 음악 일색이었던 50∼70년대 작곡계에서 독자적인 길을 걸었던 용기있는 작곡가”라고 평했다.

90년대 이후 ‘보수적 현대음악’에 대한 시각변화가 로타 음악에 대한 재조명의 길을 열은 것. 50∼70년대 ‘구식’ 작곡가로 ‘악명’높았던 미국의 사무엘 바버의 경우도 최근 가곡집 앨범이 속속 발매되는 등 활발한 재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다. 로타의 피아노협주곡 음반은 리카르도 무티 지휘, 라 스칼라 오케스트라가 반주했다.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