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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코스닥 돌풍 '거품' 아니다…"2,3년내 1000돌파"

입력 | 1999-12-09 19:48:00


“기존의 주가 평가법으로는 설명이 안된다”

벤처기업을 중심으로 한 코스닥시장에서 나타나는 파죽지세의 주가 급등에 대해서 전문가들도 난감해하고 있다.

코스닥종합지수는 9일 250.78를 기록, 10월1일 150.44이후 66.7%나 올랐다. 벤처지수의 경우 더욱 극적이다. 9일 521.99를 기록, 500대를 넘어섰다. 10월1일 164.81이후 무려 216.7%나 폭등한 것.

▽벤처지수 1000을 말한다〓조심스럽긴 하지만 벤처지수 1000을 점치는 전문가들이 나오고 있다. 신영증권 노근창(盧勤昌)연구원은 “이런 기세로 간다면 벤처지수는 내년 1월에 800∼900대에 안착할 것으로 보이며 1000선도 두드리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증권 나홍규(羅洪圭)과장은 “2∼3년안에 벤처지수는 1000을 돌파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대적으로 ‘거품론’은 잦아들고 있다. 미래에셋 장덕수 코스닥팀장은 “신생 벤처기업들의 경우 경영상황이 급변하기 때문에 주가를 평가하기 어렵다”며 “따라서 현재 주가를 거품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예컨대 P사의 경우 주가가 주당순익의 3600배를 넘어선 상태여서 기존 주가 평가법은 통하지 않는다는 것.

▽코스닥을 넘보는 기관과 외국인〓코스닥시장은 전체 거래물량의 80%이상이 개인투자자에 의한 시장이었다. 그러나 최근 상황이 변하고 있다. 외국인들은 11월중 2688억원, 12월들어 500억원에 달하는 순매수를 하고 있다. 8일 공모를 위한 수요예측을 실시한 ㈜심텍에는 무려 312곳의 기관투자자들이 몰려 48.6:1의 경쟁률을 기록할 정도로 기관의 코스닥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블룸버그통신도 한국 코스닥시장에 관한 정보를 내년부터 제공할 것으로 알려져 기관과 외국인의 코스닥시장 참여는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착시현상〓벤처기업 투자전문회사인 코리아밸류에셋의 이문종(李文鍾)사장은 “코스닥시장의 시가총액 상위기업이 연일 상한가를 기록하면서 지수가 크게 올라가는 착시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상한가행진중인 한국통신프리텔의 경우 9일 현재 시가총액이 9조5110억원에 달해 코스닥전체 시가총액 55조원의 17%에 달하고 있다. 한통프리텔이 한번 상한가를 기록하면 종합지수는 4∼5포인트가 오르게 된다. 새롬기술의 경우 1조7640억원으로 3.2%에 달한다. 그러나 이같은 종목은 매도물량이 극히 적은 가운데 상한가를 기록하고 있어 주가상승의 혜택이 일반 투자자들에게 널리 돌아가지 않은채 지수만 상승시키고 있다. 대우증권 이영목(李永穆)과장은 “거래소시장에 상장된 기업과 비슷한 품목을 생산하는 코스닥 등록기업이 코스닥이라는 이유만으로 주가가 더 많이 오르는 것은 비정상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주목할 점들〓나 과장은 특히 인터넷 기업들의 경우 인수합병(M&A)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잘 살펴볼 것을 주문했다. M&A에서 살아남기 위해 기업의 덩치(시가총액)를 키우는 과정중에 주가가 많이 오를 수 있다는 것. 또 ‘코스닥시장에서 유일한 기업’이라는 이유로 주가가 올랐던 기업들의 경우 경쟁기업들이 잇따라 등록되면서 그 희소성이 퇴색할 수 있는 점에도 유의해야한다.노 연구원은 “벤처지수는 100단위 지수대를 돌파한뒤 20∼30% 더 오르고 나서 단기조정을 받는 모습을 보였다”며 “단기조정을 염두에 둔 매매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용재기자〉yj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