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들은 오래도록 세상에 존재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지난 5억년간의 해양 생물 역사를 보여주는 화석들을 보면, 오늘날의 조개 산호 게와 비슷한 동물들이 500만년 이상 지구상에 존재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서기 2000년의 문턱에 서 있는 지금 우리는 불길한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다. 현재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물 중에서, 서기 3000년 뉴욕타임스 캡슐이 개봉될 때까지 살아남게 될 생물이 얼마나 될까.
사실 생물의 대규모 멸종이 일어나려면 엄청난 규모의 사건이 필요하다. 6500만년 전에 공룡이 멸종한 원인이 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혜성의 지구 충돌 같은 사건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지구에서 생물의 대규모 멸종은 다섯번밖에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슬프게도 우리는 지금 여섯번째 멸종기를 겪고 있다. 하버드대의 생물학과 교수인 E O 윌슨에 따르면, 현재 지구에서는 매년 3만종의 생물들이 사라지고 있다.
생물의 멸종은 자연보호주의자들만의 걱정거리가 아니다. 매일 인간들은 식량 주거지 의복 연료를 얻기 위해 약 4만종의 생물들을 이용하고 있다.
다음은 여섯번째 멸종의 희생자가 될 가능성이 높은 생물들의 목록이다. 만약 우리가 지금이라도 우리의 행동을 변화시킨다면, 아직 남아 있는 생물들을 보존할 수 있을 것이다. (아래는 서기 3000년의 시점에서 서술되어 있다).
▼무분별 남획의 희생물▼
▽마호가니〓열대에서 자라는 마호가니는 고급 가구의 재료로 매우 인기가 높았기 때문에 순식간에 지구상에서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마호가니뿐만 아니라 피아노의 검은 건반을 만드는 재료인 흑단, 클라리넷의 재료인 시계풀도 자취를 감춰버렸다.
▽송로(松露)〓송로는 고급 요리의 재료로 수백년 동안 서유럽의 요리사들이 매우 탐을 내던 대상이었다. 송로는 주로 나무의 뿌리 근처에서 자라는데, 송로를 재배하려는 노력은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그것이 송로 멸종의 또 다른 이유가 되었다.
▼서식지 파괴로▼
▽아프리카 검은 코뿔소〓다섯 종의 코뿔소 모두가 서기 2000년에 멸종위기에 처해 있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먼저 사라진 것이 아프리카의 초원을 배회하던 검은 코뿔소였다. 코뿔소의 뿔을 가루로 갈아서 만든 최음제의 수요가 너무 컸기 때문에 동물원들이 실시한 코뿔소 번식 프로그램은 아무 소용이 없었다.
▽아프리카 들개〓서기 2000년에 아프리카 들개는 보츠와나의 오카방고 델타와 같은 지역에서 생명을 부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곧 서식지 파괴와 질병의 희생자가 되고 말았다. 북미에 사는 플레리도그(개의 일종)도 마찬가지다.
▼외부생물 침입에…▼
▽하와이 검둥오리〓제2차 세계대전 기간에 갈색 나무뱀이 항공화물 속에 섞여서 태평양의 여러 지역으로 이주하기 시작했다. 나무뱀이 하와이 토착 새들의 알을 먹는 것을 막기 위해 항공화물에 대한 철저한 수색이 실시 되었지만, 뱀의 이주를 막을 수는 없었다. 하와이 검둥오리는 초목에 둘러싸인 외진 곳에 알을 낳는 습성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뱀의 희생물이 되었다.
▼지구 온난화 따라▼
▽갈라파고스 펭귄〓적도에서 살고 있는 유일한 펭귄인 갈라파고스 펭귄은 섬의 온도를 낮춰주는 훔볼트 한류 덕분에 생존할 수 있었다. 빠르게 녹아 내리는 남극의 빙하가 한동안 북쪽으로 흐르는 한류를 유지해 주었으나, 결국 육지의 기온이 너무 올라가자 해류 패턴이 바뀌었고, 갈라파고스 펭귄은 더 이상 생존하지 못했다.
▽사향소〓지국 온난화는 대부분의 툰드라 지역을 없애버렸다.
거의 땅에 끌릴 정도로 긴 갈색 털을 지닌 사항소는 툰드라의 넓은 땅에서 그 지역에만 있는 식물을 먹으며 살았다. 그러나 기온이 올라가면서 관목과 나무들이 툰드라 지역으로 비집고 들어오자 사향소들은 서식지를 영원히 잃어버렸다.
(http〓//www.nytimes.com/library/magazine/millennium/m6/extinction―eldredge.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