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에버랜드 건설사업팀의 손동균차장(40)은 술엔 약해도 누구에게나 “술 한잔 합시다”하고 자신있게 말한다.철저한 준비와 끝까지 책임지는 정신 덕에 회사 안팎에서 ‘훌륭한 술꾼’으로 꼽히는 손차장의 노하우.
①환상의 노래와 춤=노래는 무조건 첫번째로 부른다.미리 상대방 연령에 맞는 노래를 완벽하게 준비한다.△20대 ‘난 알아요’ △30대 ‘내 사랑 내 곁에’ △40대 ‘만남’ △50대 ‘립스틱 짙게 바르고’ 등.
상대방이 노래부를 때 힘찬 박수와 함께 장단을 맞춘다.노래신청 잡담 등 딴짓은 절대금물.분위기를 띄우기 위해서라면 테이블 위로 올라가거나 넥타이 푸는 것도 마다않는다.
②계산서 검토는 꼼꼼하게=술집에선 가짜양주가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 마개를 직접 딴다.계산서가 오면 우선 술병의 대(大) 소(小)글자가 바뀌지 않았나 꼼꼼히 따진 뒤 술병 수와 안주접시 수 확인.특히 서비스라며 가져오는 안주가 계산서에 오르지는 않았는지 살핀다.
마지막으로 신용카드 계산 때 술집의 계산서와 카드용지를 대조한다.술김에 사인했다가 나중에 뜻밖의 피해를 입을 우려가 있다.
③무사히 귀가할 수 있도록 신경을=상사나 거래처 직원이 술에 취하면 집까지 데려다주거나 승용차를 대리운전할 기사를 부른다.우선 ‘사모님’에게 전화를 걸어 안심을 시킨 다음,차에 태우기 전 상대방의 지갑을 꺼내 맡아둔다.분실을 우려해서다.
다음날 아침 출근전에 집으로 찾아가 돌려준다.“어제 많이 취하셨는데 혹시나 분실하실까봐 제가 챙겼습니다.”
〈이호갑기자〉gd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