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로 자판기 커피를 뽑는다?
황당한 얘기 같지만 노르웨이 오슬로에서는 가능하다. 노르웨이 이동통신업체 네트컴은 최근 독일 지멘스와 손잡고 ‘휴대전화용 자판기’를 개발해 공항 등에서 3개월간의 시험운영에 들어갔다.
이 자판기에는 동전투입구가 없다. 커피를 마시고 싶으면 자판기에 표시된 네트컴 요금센터에 휴대전화를 건다. 전화한 사람의 신용정보가 확인되면 네트컴에서 자판기에 신호를 보내 자판기의 잠금장치를 푼다. 커피값은 전화요금에 포함된다. 소요시간은 30초.
19세기 후반에 발명된 전화는 20세기 통신기술 발발로 엄청나게 변화했다. 21세기에는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 영국의 미래전문가들이 펴낸 ‘21세기 예언서’는 컴퓨터칩의 피부이식을 통해 전화기능이 인체에 내장될 것이라고까지 주장했다.
휴대전화는 신용카드 역할은 물론 PC 전자수첩 신분증 전자상거래 화상회의 등의 기능도 갖출 전망이다. 전통적인 유선전화는 2010년경이면 자취를 감춘다. 핀란드에서는 벌써 전체 가정의 20%에 유선전화가 없다. 유엔의 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상에서 현재 사용되는 휴대전화는 4억대에 육박하며 사용인구는 매일 25만명씩 늘어나고 있다.
특히 휴대전화는 앞으로 동영상을 송수신할 수 있게 된다. 이른바 ‘차세대 이동통신(IMT 2000)’이다. 21세기 이동통신의 모습을 엿보게 한 ‘제네바 텔레콤쇼99’와 ‘라스베이거스 컴덱스99’에서 선보인 미래 통신의 두드러진 특징도 인터넷기능과 동영상서비스였다. 이에 따라 2003년에는 PC보다 차세대이동통신으로 인터넷을 검색하는 사람이 더 많아진다.
음성인식기능에 따라 불필요한 버튼이 사라져 전화는 더 작고 가벼워진다. 그러나 화상정보를 보기 위해 액정표시판은 지금보다 커진다.
‘1인 1전화번호’시대도 열려 마치 주민등록번호처럼 전화번호가 일종의 ‘신분증’ 역할도 하게 된다. 누구나 태어나면서 고유 전화번호를 부여받아 평생 그 번호를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미국 ABC방송이 밀레니엄특집 ‘전화의 미래’에서 내다봤다.
〈강수진기자〉sj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