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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밤 9시대=뉴스' 시청률공식 깨졌다

입력 | 1999-12-14 19:39:00


‘평일 밤 9시대〓뉴스’라는 방송가의 전통적인 시청률 공식이 깨졌다. 뉴스 시간대를 비집고 들어간 프로는 SBS의 ‘당신은 누구시길래’(월∼금 밤8·45)와 ‘순풍 산부인과’(〃 밤9·15). 두 프로의 시청률 약진으로 방송사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시청률 조사기관인 AC닐슨코리아 조사에 따르면 지난주 밤9시에서 10시까지 채널별 평균 시청률은 SBS가 21.4%로 1위였다. 이어 KBS1(21.2%) MBC(18.7%) KBS2(11.1%)의 순이었다. 13일에는 KBS1과 SBS가 22.1%와 20.6%로 각각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수도권 500가구를 대상으로 한 TNS미디어코리아의 지난주 조사에서도 SBS가 17.5%로 1위를 차지했다. KBS1과 MBC는 각각 16.2%와 15.1%였다.

이 시간대에 드라마와 시트콤 등 비뉴스성 프로를 편성한 SBS의 약진은 충격적이다.

91년 개국 이후 SBS가 평일 9시대 시청률에서 KBS와 MBC를 앞지른 것은 처음있는 일. 주말 밤 9시대에는 드라마가 뉴스를 이긴 사례가 간혹 있지만 평일에는 전례가 없는 일이다.

이 때문에 MBC에는 비상이 걸렸다. 특히 9시 뉴스에 앞서 방영되는 ‘날마다 행복해’가 같은 시간대 KBS1 ‘해뜨고 달뜨고’를 더블 스코어에 가깝게 앞서며 1위(30%가 훨씬 넘는 시청률)를 기록하고 있는데도 9시대의 시청률이 이같이 떨어지자 곤혹스러워 하는 분위기. 방송가에서 “드라마가 뉴스 시청률의 평균 5%까지 좌우한다”는 속설이 따라다니는 일일극의 ‘막강한’ 지원 사격을 감안한다면 패배가 아닐 수 없다.

밤9시대의 ‘시청률 지각변동’의 원인은 시청자들의 탈 뉴스 경향 때문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MBC의 한 관계자는 “‘언론대책문건’‘옷로비’사건등매일 비슷한뉴스의반복에시청자들이 염증을 느끼는 것 아니냐”면서 “기존 뉴스의 포맷에 획기적인 전환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인기 시트콤으로 자리잡은 ‘순풍…’의 강세에서 원인을 찾는 의견도 있다. 이 프로는 KBS MBC 등 경쟁사 뉴스의 중반에 편성됐으면서도 평균 24.3%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해왔다.

〈김갑식기자〉gs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