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국회 회기종료(18일)가 다가오면서 국회는 새해예산안과 각종 민생법안 심의를 제쳐놓은 채 벌이는 여야의 제몫챙기기와 이전투구(泥田鬪狗)로 심하게 얼룩지고 있다.
○ …국회 예결위는 14일 오전 계수조정소위를 속개했으나 한나라당이 지방교육재정 교부금 확대와 한국은행 잉여금 세입전환 등에 대한 정부와 여당의 전향적 입장변화를 요구하며 회의에 불참하는 등 진통.
여당 의원들은 “야당이 주장하는 지방교육재정 1조7000억원의 증액 요구는 재정여건상 현실적으로 힘들다”면서 “지방자치단체가 지방교육에 사용하는 예산이 적은 만큼 이를 활용하면 된다”고 반박.
▼지역구예산 동분서주▼
○…예결위의 한나라당 의원들은 내년 예산의 최소 10% 삭감 요구를 하면서도 의원들 개개인은 지역구 예산 증액을 위해 동분서주해 눈총을 받았다.
수도권의 L의원은 평소 “정부 여당이 내년 16대 총선용 선심예산을 과다 책정했다”며 대형사업비 축소를 요구했으나 13일 국민회의와 자민련 예결위 간사들을 찾아가 지역구사업 예산 확보에 협조해달라고 읍소.
영남권의 K의원도 예결위 전체회의에서는 “호남지역에 편중된 예산을 줄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으나 지역구의 환경개선사업 예산을 확보하는 데 몰두.
국민회의와 자민련 의원들도 예산 당정협의 때 반영되지 않은 지역구 사업비를 뒤늦게 책정해달라고 호소해 예결위 간사들이 진땀.
▼한나라당 욕설파동 격앙▼
○…13일 국회 정무위에서 국민회의 국창근의원이 한나라당 김영선(金映宣)의원에게 “이× 저×”하며 거친 욕설을 퍼부은 데 대해 한나라당은 14일 몹시 격앙. 이사철(李思哲)대변인은 “여성의원에 대해 상소리로 폭언하고 손찌검까지 하려 했던 행동은 헌정사상 없었던 일로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국의원의 공개사과와 상임위 교체를 요구. 이부영(李富榮)원내총무도 국민회의 박상천(朴相千)총무에게 전화를 걸어 국의원의 행동에 대해 강력 항의.
▼5백여건 자동폐기될듯▼
○ …한편 정기국회 폐회일이 나흘 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15대 국회에 제출된 500여건의 각종 법안이 자동폐기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
14일 현재 각 상임위에 계류 중인 법안은 △정부입법안 105건 △의원발의 422건 △동의안 11건 △결의안 20건 △의원징계안 30건 등 모두 597건.
이들 미처리 안건 중 70여건이 17,18일 처리된다고 하더라도 520여건의 각종 안건이 사실상 안건 처리 마지막 국회인 이번 정기국회 폐회로 자동폐기될 가능성이 높은 실정이다.
〈양기대·정연욱기자〉k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