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이 9월 30일 체첸공격을 시작한 이후 70여일만에 체첸 수도 그로즈니가 함락 직전에 놓였다. 체첸 제2의 도시 구데르메스는 지난달 12일 이미 러시아군의 수중에 떨어졌다. 러시아는 현재 그로즈니와 동남부 산악지대 일부를 제외한 체첸 영토의 90%를 장악했다.
체첸은 주로 게릴라전으로 막강한 러시아군에 대항하고 있으나 국토가 황폐화되고 수십만명의 난민이 발생하는 등 막대한 피해를 보았다.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5000여명의 체첸군이 사망하고 1만2000여명이 다쳤다. 체첸측은 민간인 피해도 수천명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러시아의 공격 이전 70여만명이던 체첸 인구중 27만여명이 인근 잉구셰티야공화국과 그루지아 등으로 빠져나갔다. 특히 20여만명의 그로즈니 시민가운데 80% 가량이 도시를 탈출해 현재 4만여명만이 남았다.
그로즈니에는 현재 2000여명의 반군이 남아 최후의 항거를 하고 있다. 이들은 민가 지하실 등을 참호로 개조해 시가전에 대비하는 한편 러시아군이 진입하면 과거에 그랬듯이 일반 시민을 ‘인간 방패’로 삼을 가능성도 있다.
체첸에 남아 있는 사람들도 대부분 러시아군이 점령하지 않은 남부 산악지대에 몰려 있어 체첸 전국의 중소 도시들이 대부분 텅텅 빈 유령의 도시들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러시아측도 체첸 공격과정에서 380여명이 사망하고 1000여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양측의 경제적 피해는 집계되지 않고 있으나 수십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외신들은 추정했다.
〈구자룡기자·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kimki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