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와 남미대륙 그리고 태평양과 대서양의 연결고리인 파나마운하는 그 지정학적 위치 때문에 파란만장한 역사를 갖고 있다. 이 운하 공사가 처음 시작된 것은 1879년. 당시 수에즈 운하를 완공했던 프랑스인 레셉스는 파나마 운하도 7년만에 끝내겠다고 장담했으나 험악한 지형과 황열, 말라리아로 9년만에 손을 든다. 미국은 1903년 프랑스측으로부터 운하굴착권과 기계 설비 등을 4000만달러에 구입, 공사를 시작해 1914년 운하를 완공한다.
▽파나마 운하는 2개의 호수와 구릉지를 관통하는 수로로 구성되어 있다. 호수와 구릉지간 그리고 수로와 바닷물간 물 높이가 다르기 때문에 갑문을 만들어 놓았다. 이 운하를 처음 통과한 배는 8만t급인 영국의 퀸 엘리자베스호. 지금은 연간 1만7000여척이 전세계 물동량의 4%인 2억2800만t의 화물을 실어나른다고 한다. 태평양과 대서양의 뱃길을 8000해리나 단축시키니 통행이 붐빌 수밖에 없다.
▽미국은 20세기 인류 최대의 공학 작품인 이 운하지역(Canal Zone)을 파나마 정부로부터 영구 조차, 운하를 따라 너비 16㎞에는 항상 성조기가 휘날렸다. 그러나 파나마정부의 끈질긴 요구에 따라 카터 행정부는 1977년 이 지역의 65%는 반환했고 올 연말까지 운하와 나머지 지역 모두를 되돌려 주기로 약속했다. 미국의 보수주의자들은 아직도 카터 행정부의 그같은 반환 약속에 불만인 모양이다. 그 때문인지 클린턴대통령도 14일의 반환식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다.
▽파나마 운하는 거의 한세기 만에 파나마 국민의 품 속으로 돌아간다. 442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포르투갈의 지배 아래 있었던 마카오도 20일 중국에 반환된다. 중국은 150여년 동안 영국이 통치했던 홍콩도 이미 되찾았다. 열강들의 수탈과 지배의 역사가 새 천년을 눈앞에 둔 지금에 와서야 막을 내리는 셈이다. 다음 세기 지구촌에는 다시 되풀이돼서는 안될 갈등의 상흔들이다.
〈남찬순 논설위원〉chans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