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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씨 사법처리 방침 관련 브리핑]수사팀선 구속 강행론

입력 | 1999-12-16 23:14:00


옷 로비 사건에 대한 사직동팀 보고서 유출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 관계자는 최근 “이 사건은 더 이상 ‘옷 사건’이 아니며 ‘거짓말 사건’이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제 그 거짓말 사건의 전모를 거의 밝혀낸 것으로 보인다.

▼혐의 '서류은닉'으로 정정▼

박주선(朴柱宣)전대통령법무비서관이 ‘옷 로비’의 실체를 감추기 위해 내사결과를 감추고 대통령에게 허위보고를 한 사실을 거의 밝혀낸 분위기다. 검찰은 구체적인 수사내용은 말하지 않았지만 “물증을 충분히 확보했다”며 자신감을 내보이고 있다.

검찰이 16일 오후 7시 긴급 브리핑에서 박전비서관의 혐의를 ‘공용서류 손상’이라고 했다가 곧 ‘공용서류 은닉’이라고 정정한 것은 매우 의미심장하다.

박전비서관이 최초보고서를 일부 변조하거나 누락시킨 정도를 넘어 보고서 자체를 숨기고 전혀 다른 내용의 최종보고서를 새로 만들어 대통령에게 보고한 것을 파악했을 가능성이 높다. 검찰은 사직동팀에 대한 압수수색과 실무자들 소환 조사에서 이같은 혐의를 입증할 문건을 확보했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사직동팀 관계자들중 일부는 오래 전부터 “우리들 의견대로 했다면 문제가 없었을 것”이라며 주위 사람들에게 아쉬움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들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자신들이 만든 보고서 원본 등을 집 등에 보관했다가 최근 검찰에 압수당하거나 임의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옷사건 은폐 축소도 조사▼

검찰은 이밖에 박전비서관이 옷 로비 사건에 대해 사직동팀의 공식 조사와는 별도로 내사단계에서부터 깊숙이 개입해 은폐 축소를 시도한 혐의에 대해서도 조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김태정(金泰政)전법무부장관 부인 연정희(延貞姬)씨가 호피무늬 반코트를 의상실 라스포사에 반납하게 된 시점과 경위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검찰 관계자는 “박전비서관의 혐의는 이미 알려진 최종보고서 유출 혐의 외에 +α,+β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같은 수사결과를 토대로 박전비서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관계자는 “박전비서관은 이미 건너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넜다”고 말했다.

▼"돌아올 수 없는 다리 건너"▼

박전비서관 처리를 둘러싸고 진통이 있을 수도 있다. 검찰 수뇌부중 일부는 박전비서관에 대해 불구속 의견을 고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수사실무팀은 박전비서관 신병처리에 대해 “대통령의 눈과 귀를 가린 역사적 범죄”라며 구속불가피론을 펴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주변에서는 수사팀의 의견이 관철될 것으로 보는 의견이 많다. 수사팀의 입장이 워낙 강경하기 때문이다. 수사팀 관계자는 “국민에게 거짓말을 하다 검찰과 나라가 이 모양이 됐는데 여기서 무엇을 더 숨기겠느냐”며 법대로 처리할 것을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상부 불구속주장 고수▼

수사팀이 이날 이례적으로 박전비서관 소환날짜보다 이틀이나 앞서 소환사실을 공개한 것도 ‘더 이상 단 한발도 물러설 수 없다’는 비장한 각오를 내외적으로 분명히 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부형권기자〉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