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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1 '역사스페셜', 조선중기 양반댁 밥상은 어땠을까

입력 | 1999-12-17 19:23:00


조선시대 사대부들의 음식은 어땠을까?

KBS1‘역사 스페셜’(토 오후8시)은 300년 전 정부인(貞夫人) 장씨가 한글로 쓴 요리서 ‘음식디미방’을 통해 그 시대의 음식 문화를 짚어보는 시간. 디미방은 한자로 지미방(知味方). ‘맛을 아는 방법’이라는 뜻이다.

안동 태생인 장씨는 숙종때 이조판서를 지낸 갈암 이현일(葛菴 李玄逸·1627∼1704)선생의 어머니. 소설가 이문열의 13대 할머니이자 페미니즘 논쟁을 불러일으켰던 그의 소설 ‘선택’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음식디미방’에 나오는 옛 음식은 146가지. 술 53종과 조선 중기 양반집에서 별미로 먹던 음식들이 소개됐다. 만두와 국수를 포함한 면병류, 생선과 고기 등의 어육류, 과자와 떡을 포함한 소과류 등. 곰발바닥 개 꿩 등의 요리법도 담고 있다.

또 땅을 파고 두엄과 흙을 이용해 겨울철에도 채소를 길러 먹는 ‘비시(非時)나물 쓰는 법’, 냉장고가 없어 가지를 재 속에 꽂아 두고 부패를 방지한 요령 등 당시 부인들이 지녔던 생활의 지혜도 보여준다. 술 담그는 법은 상세하진 않지만 탁주 청주 약용주 등 다양한 종류를 소개하고 있다.

‘음식디미방’은 구어체로 쉽게 쓴 게 특징. 며느리를 앞에 두고 찬찬히 가르치듯 구술하고 있다. 장씨는 이 책에 대해 “딸은 베껴가고, 며느리는 잘 간직해 대대로 전하라”고 말하고 있다.

안홍수 PD는 “‘음식디미방’은 민간에서 쓴 최초의 조리서라는 점에서 문화재적 가치도 있을 것”이라며 “책에 쓴 내용을 지금 그대로 따라 요리해도 괜찮을 정도”라고 말했다.

〈허 엽기자〉he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