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강관이 17일 도쿄―미쓰비시은행 홍콩법인과 1억6000만달러 규모의 자본유치 계약을 체결해 사실상 매각됐다.
도쿄―미쓰비시는 24일부터 실시되는 현대강관 증자 과정에서 현대 계열사가 갖고 있는 신주인수권을 넘겨받아 1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현대는 조만간 현대강관의 계열분리를 공정거래위에 신청할 계획이다.
이로써 현대는 78년 인천제철을 인수하면서 제철업에 뛰어든 지 21년만에 ‘제철업 간판’을 내리게 됐다. 일관제철소 건설의 꿈도 사실상 접은 것으로 보인다. 인천제철은 이미 계열분리가 끝난 상태.
현대는 그동안 제철업에 대해 강한 집착을 보여왔다. 제철업은 자동차 중공업 등 철강 수요가 많은 그룹의 속성과 연관이 깊은 업종.
78년 전기로업체인 인천제철을 인수한 현대는 이후 일관제철업 진출 의사를 내비치기 시작했다. 정몽구회장은 96년 1월 취임 직후부터 “제철산업을 집중 육성하겠다”면서 일관제철소 건설 의지를 거듭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96년 정부의 ‘불허’ 결정 등 번번이 벽에 부닥쳐 왔다.
결정적인 변수는 정몽구회장의 자동차 부문 인수.
자동차를 가져오는 대가로 자신의 주요 계열사를 포기해야 했던 정회장은 철강 관련사들을 매각 대상으로 내놓아야 했다.
〈이명재기자〉mj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