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과 20일 미국에서 날아온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의 합당반대 선언으로 공동여당에선 희비(喜悲)가 엇갈렸다. 자민련측은 “합당은 물건너갔다”며 환호했으나 국민회의는 “그러면 다 죽는다”면서 ‘반전(反轉)’ 기대를 버리지 않았다.
○…미국으로 가 김총리를 직접 만나고 돌아온 자민련 김현욱(金顯煜)사무총장과 이양희(李良熙)대변인은 20일 ‘의기양양하게’ 김총리의 ‘교시(敎示)’를 발표.
김총장은 “절대로 합당은 하지 않는다”는 김총리의 발언을 인용하면서 “‘절대’라는 용어가 등장했다”고 강조. 그는 이어 “지금까지 행정부는 주요정책 결정 때마다 ‘대통령에게 이미 보고했으니 그대로 따르라’는 식으로 우리 당을 압박했다” “장관 비율도 (처음 DJP공조 정신대로)‘5대5’나 최소한 ‘6대4’는 되어야 하는데 이같은 원칙도 깨져버렸다”는 등 그동안 국민회의에 품었던 감정을 토로.
이대변인은 “언론이 무책임하게 합당 기사를 쓰는 바람에 우리 당 명예가 크게 훼손됐다”면서 언론 탓을 한 뒤 ‘김총리의 합당 반대 회견은 자민련 내부 동요를 막기 위한 것’이라고발언한청와대고위당직자에게 전화를 걸어 “무슨 소리를 그렇게 하느냐”고 항의.
▼ "현체제로 총선 참패" ▼
○…반면 국민회의 의원들은 “합당 안하면 수도권에서 전멸할 가능성도 있다” “‘2여(與)1야(野)’ 구도에서 선거를 치르면 백전백패”라며 우려하는 모습.
한 핵심당직자는 “합당을 하지 않겠다는 것은 야당에 다수의석을 내주겠다는 뜻인데 이런 사실을 잘 아는 김총리가 왜 합당 불가를 못박았는지 모르겠다”고 고개를 갸우뚱.
청와대의 한 고위 관계자도 “합당이 물건너갔다고 보기는 아직 이르다”며 기대감을 버리지 못하는 모습. 그는 “김총리가 귀국 후에 대통령과 만나 대화를 하게 되면 연말까지는 가부간 매듭이 지어질 것”이라고 관측.
▼ "연말까지 매듭" 관측 ▼
○…아무튼 합당논의는 공동여당 수뇌부의 잇단 회동이 예정돼 있는 이번 주에 갈피를 잡게 될 전망. 22일에는 김대통령 초청 공동여당 의원 청와대 만찬이 있고, 23일에는 김대통령과 자민련 박태준(朴泰俊)총재가 주례회동을 가질 예정. 또 김대통령과 김총리의 단독회동도 조만간 열릴 것 같은 분위기.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