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지배했던 공룡은 6500만년전에 멸종했다. 유라시아에서 번성했던 매머드는 1만년전에 사라졌다. 새 천년에는 어떨 것인가. 혜성충돌 같은 천재지변이 없더라도 현재 속도로 환경파괴가 계속되면 여러 동물이 자취를 감출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전망한다.
최근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생물의 대규모 멸종이 이미 다섯차례 있었고 현재 여섯번째 멸종이 진행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새 천년에 사라질 가능성이 높은 동물 목록도 발표했다. 아프리카 검은 코뿔소는 뿔로 만든 최음제의 수요가 너무 많아서, 갈라파고스 펭귄은 섬 주변 한류의 흐름이 바뀌는 바람에 섬 온도가 올라가서, 사향소는 지구온난화로 서식지인 툰드라 지역이 사라져서 멸종하리라는 것이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수마트라섬의 코뿔소, 아메리칸 표범, 서아프리카의 비비가 2025년까지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류는 어떤가. 미국 식물보존 전문가 피터 라벤 박사는 8월 국제식물회의에서 “21세기말까지 동식물의 30∼60%가 사라질 것”이라며 “이에 따라 생태계 불균형이 초래돼 결국 인류도 최후를 맞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체세포 복제술 발달▼
그러나 동물의 정자와 난자만 있으면 그 동물의 멸종을 막을 수 있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미국 어드본 멸종위기연구소는 동물의 정자와 난자를 체외수정시켜 얻은 태아를 냉동시킨 뒤 일주일후 다른 종의 동물의 자궁에 이식시켜 새끼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체세포 복제기술의 발달로 21세기에는 멸종된 동물도 살려낼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영화 ‘쥐라기 공원’에서 원시모기의 몸 속에서 공룡의 DNA를 채취해 공룡을 되살린 것처럼 제대로 보존된 DNA만 구하면 어떤 동물도 되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지구상에 없었던 새로운 동물의 출현도 예고된다. 감자와 토마토를 세포융합시켜 ‘포마토’라는 신종 채소를 만든 것처럼 다른 동물을 융합해 만든 신종 동물이 등장한다는 것이다.
▼'로봇 동물'도 나와▼
동물과 비슷하게 생각하고 움직이는 인공지능을 갖춘 ‘로봇 동물’도 곧 나온다. 일본 소니사(社)는 감정을 가진 것처럼 행동하는 사이버 애완견 ‘아이보’를 6월 출시했다. 일본 미쓰비시 중공업은 진짜와 구별하기 힘들 만큼 정교한 인공 도미를 올해초 공개했다.
〈김태윤기자〉terren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