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신도시(경기 성남시) 주민 김모씨(37)는 출근할 때마다 가슴이 답답하다.
직장이 있는 안양까지 타고 가는 303번 버스의 배차시간이 들쭉날쭉해 항상 지각을 걱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식 배차간격은 18분이라지만 보통 40분은 기다려야 한다.
성남시내를 운행하는 버스는 16개 업체 97개 노선 1324대.
전문가들은 버스노선의 부족(분당신도시), 지나치게 꼬불꼬불하고 불합리한 노선(구시가지), 지나치게 긴 배차간격과 정류장 무정차 통과 등 버스서비스 부재가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소비자 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 성남지부가 최근 시민 545명을 대상으로 버스 이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버스 배차시간이 잘 지켜진다고 응답한 시민은 9.3%뿐이었다.
특히 분당신도시의 경우 버스가 가장 많이 다니는 러시아워의 대기시간이 17분이 넘었고 최고 100분까지 기다린 사례도 있었다.
▼적자노선 운행 외면▼
또 전체 응답자의 82.4%가 과속, 급출발 및 급정거 등 버스 난폭운전에 따른 불안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현상은 인가받은 노선을 아예 멋대로 바꿔 돈되는 노선만 운영하거나 적자노선의 차량을 빼내 돈벌이가 되는 노선에 투입하는 등 업체의 비리 때문.
성남시 관계자는 “전체 16개 업체 중 2개만 성남시 소속이어서 인근 시군의 적극적인 협조가 없는 한 무단 노선변경, 차량 빼돌리기 같은 문제에 적극 대처하기가 쉽지 않다”며 “내년 초까지 버스 운행실태를 전면조사해 해결방안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용인 입주땐 교통대란▼
한편 분당 주민들은 일반버스가 부족한 것도 큰 불만이다. 서너개 정류소를 가기 위해 비싼 좌석버스를 이용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
경원대 교통계획학과 김형철(金炯喆)교수는 “용인 수지의 무분별한 아파트 건설로 2002년 이후 교통대란이 예상되는 분당에서는 대중교통의 활성화가 교통문제의 유일한 대안”이라며 “적자노선 처리, 버스전용차로제 실시, 공동배차제 운행 등 근본적인 대안을 심도있게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정보기자〉suh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