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에 걸린 부인이 숨지자 청혼할 때 ‘당신이 먼저 죽으면 뒤따라 죽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40대 남편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19일 오후 1시경 울산 남구 무거1동 장모씨(45·꽃 행상) 집에서 장씨가 안방 출입문 손잡이에 스타킹으로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둘째 딸(17·고교 2년)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장씨가 숨진 방에는 3년 전부터 유방암을 앓아온 부인(41)이 외출복 차림으로 반듯이 누운 채 숨져 있었다. 장씨는 안방에 두 딸과 부모 앞으로 편지지 4장 분량의 유서를 남겼다.
장씨는 딸들에게 남긴 유서에서 “너희 엄마 생명이 다하면 아빠가 함께 죽는다고 청혼할 때 약속했기 때문에 아빠는 그 약속을 지켜야 한다”며 “너희들은 꿋꿋하게 살아가라”고 당부했다.
경찰조사 결과 20여년 전 결혼해 두 딸을 둔 장씨는 부인과 함께 트럭에 꽃을 싣고 아파트단지 등을 돌며 팔아왔으며 96년 부인이 유방암 진단을 받은 뒤에는 혼자 트럭을 몰고 행상을 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울산〓정재락기자〉 jr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