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실시된 러시아 총선에서 우파세력이 예상을 뒤엎고 크게 약진해 범우파정당이 처음으로 러시아 국가두마(하원)를 지배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하원 제1당의 지위는 공산당이 계속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80%가 개표된 20일 오후 9시(한국시간) 현재 공산당은 24.5%를 얻어 24%를 얻은 신생 연합당을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
크렘린궁의 지원을 받는 연합당은 개표 초기에는 공산당을 앞서기도 했다. 5% 이상을 득표해 비례대표의석을 배분받은 6개 정당 가운데 연합당 우파연합 지리노프스키블록 야블로코 등 4개가 우파여서 새로 구성될 하원은 개혁을 지지하는 우파가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224명의 의원을 선출하는 지역구 선거에서는 100여개 선거구에서 무소속 후보가 우세를 보였다.
이같은 총선결과에 따라 연합당 등 우파가 지지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가 내년 6월 대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크렘린측은 20일 “우파의 총선 승리는 명예혁명”이라고 환영했다.
친크렘린계 소장개혁파인 우파연합은 8%대의 지지를 얻었으며 당초 2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던 중도좌파 조국―모든 러시아(OVR)는 3위로 처졌다.
9월 크렘린의 지원을 받아 급조된 연합당은 행정력의 지원과 풍부한 자금, 관영언론의 노골적인 편파보도에 힘입어 공산당에 버금가는 지지를 얻은 것으로 풀이된다.
연합당은 세르게이 쇼이구 비상대책장관이 이끌고 있으며 푸틴 총리는 18일 공개적으로 연합당 지지를 선언했다.
총선에서 우파가 약진함에 따라 우파 4개 정당간의 연합과 이에 맞선 공산당의 OVR 끌어안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새로 구성될 하원에서 세제개혁 외자유치정책 등 개혁입법이 처리돼 러시아의 경제개혁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체첸사태 등으로 대서방 강경파의 목소리가 높은 상황이어서 러시아의 대외정책이 총선 이후 갑자기 유연해지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권기태기자·김기현특파원〉kimki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