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실시된 러시아 총선에서 우파세력이 예상을 뒤엎고 크게 약진해 새로 구성될 러시아 국가두마(하원)에서는 좌파와 우파가 백중세를 이루게 됐다. 하원 제1당의 지위는 공산당이 계속 유지하게 됐다.
82.31%가 개표된 20일 오후 9시(한국시간) 현재 공산당은 24.38%를 얻어 23.68%를 얻은 연합당을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 크렘린궁의 지원을 받는 연합당은 개표 초반 한때 공산당을 앞질렀다.
후보를 낸 28개 정당 가운데 우파에서 연합당 우파연합 지리노프스키블록야블로코 등 4개가, 좌파에서는 공산당과 중도좌파 조국―모든 러시아(OVR)가 5% 이상을 득표해 비례대표의석을 배분받게 됐다.
224명의 의원을 선출하는 지역구 선거에서는 100여개 선거구에서 무소속 후보가 우세를 보였다. 공산당이 43명, 조국―모든 러시아가 30명, 연합당이 10명의 당선자를 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무소속 당선자가 대거 친크렘린계인 우파정당에 영입될 것으로 예상돼 우파의원이 좌파보다 훨씬 많아질 가능성이 크다.
이번 총선의 가장 큰 의미는 우파 약진에 따라 우파가 지지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가 내년 6월 대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더욱 커진 점이다. 크렘린측은 20일 “우파의 총선 승리는 명예혁명”이라며 환영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당초 2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던 중도좌파 OVR는 12%대의 3위로 처졌다. 친크렘린계 소장개혁파인 우파연합은 8%대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9월 크렘린의 지원을 받아 급조된 연합당은 행정력의 지원과 풍부한 자금, 관영언론의 일방적인 홍보에 힘입어 공산당에 버금가는 지지를 얻었다. 연합당은 세르게이 쇼이구 비상대책장관이 이끌고 있으며 푸틴 총리는 18일 공개적으로 연합당 지지를 선언했다.
총선에서 우파가 약진함에 따라 우파 4개 정당간의 연합과 이에 맞선 공산당의 OVR 끌어안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권기태기자·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kimki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