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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美개발 '먹는 백혈병약' 성급한 기대는 금물

입력 | 1999-12-21 18:38:00


요즘 백혈병 환자와 가족 중엔 미국에서 새 백혈병 치료제가 개발됐다는 소식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이가 적지 않다.

미국 오리건보건과학대의 브라이언 드러커박사가 12월초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미국혈액학회 연례학회에서 먹는 백혈병약 ‘STI 571’이 효과적이라고 발표한 것이 외신을 통해 국내에 소개된 것.

그러나 가톨릭의대 여의도성모병원 김동욱교수(내과)는 “이 약은 모든 백혈병에 듣는 약이 아니며 보조치료제로 쓰일 가능성이 크다”며 성급한 기대가 실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모든 백혈병에 듣지않는다〓이 약은 백혈병 중 BCL―ABL이란 암유전자가 발견되는 경우 정상세포는 공격하지 않고 이 유전자가 만드는 단백질만 억제한다는 점에서 기존 치료제와는 차원이 다르다. 그러나 현재 나타난 결과를 봐선 만성골수성 백혈병은 ‘획기적’으로 치료할 수 있지만 급성 백혈병에는 잘 듣지 않는다.

▽완전한 치료제가 아니다〓오리건보건과학대팀은 학회에서 “이 치료를 받은 40여명의 혈액을 분석했더니 백혈구와 혈소판의 수가 정상으로 떨어졌다”며 “그러나 만성골수성환자에게 나타나는 필라델피아 염색체의 수와 유전자의 상태는 검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통상 백혈병 완치 여부는 △혈액 △염색체 △유전자를 종합검사해 판단한다. 게다가 통상 임상시험이 3차에 걸쳐 이뤄지기 때문에 1차만으로 결과를 예단하기는 어렵고 2∼3년 뒤 임상시험이 완전히 끝날 때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

〈이성주기자〉stein3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