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으로 생각하고 숨쉬는 ‘사이버 인류’. 광속으로 지구촌을 넘나들며 눈에 보이지 않는 사이버 세계를 움직이는 이들은 어떤 일을 벌이고 있을까?
KBS 1 수요기획 ‘21세기 접속의 시대―사이버 인류가 이끄는 신문화혁명’편(22일 밤 12시)은 세계 곳곳의 사이버 인류의 실체와 파워 등을 조망한다.
10월초 열렸던 사이버 콘서트 ‘넷에이드’. 지구촌의 빈민돕기와 평화를 호소하는 이 행사는 뉴욕 런던 제네바 3개 도시를 인터넷으로 접속해 세계적 규모로 열렸다. 팝스타 조지 마이클 등이 참가했고 우리 나라 김대중 대통령,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 등이 각 대륙을 대표해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미국의 제니 캠 사이트(www.jenni.org)는 보통 사람이 인터넷을 통해 글로벌 스타가 되는 사례를 보여준다. 제니는 자신의 일상을 24시간 동안 인터넷으로 생중계해왔으며 그동안 500만명이 여기에 접속했다.
미국의 그렉 밀러(15)는 ‘사이버 앙팡 테리블’의 전형. 그는 11세 때 인터넷으로 주주를 모아 소프트웨어 회사인 ‘테너드’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테너드’는 실재(實在)하지 않는 오피스리스(Officeless) 회사로 사이버 공간에서만 존재한다.
한국은 어떤가?
인터넷 방송국 ‘사가(www.hey.to/saga)’. 서울 부산 광주 등 전국 5개 도시에 퍼져 있는 작가와 DJ들이 인터넷으로 서로 접속해 방송한다. 김지현양(서울 양강초등교 6년)이 ‘방송 작가’로 원고를 쓰면 부산의 DJ인 ‘펑키’가 음악과 함께 읽는 식이다.
국내 사이버족의 사회적 파워도 엄청나다. 청바지 회사인 닉스는 도메인 이름을 3억원에 공모한다고 했다가 약속을 어기고 내부적으로 ‘ifree’로 정해버렸다. 그러자 네티즌들은 ‘ihateifree.com’ 사이트를 개설한 뒤 닉스 청바지 불매 운동을 벌여 닉스의 항복을 얻어내고 말았다.
이 프로를 제작한 프리랜서 PD 황성연씨는 “패러다임의 전환기에 한국의 국가 경쟁력을 외국과 비교해봤다”면서 “한국 ‘사이버 인류’의 미래는 밝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허 엽기자〉he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