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40만원을 내고 결혼중매 회사에 회원으로 가입한 김훈씨(가명·31)는 가입 15일만에 여자 회원 한 명의 신상자료를 제공받았다.
그러나 상대방이 이미 다른 회원과 교제 중이라는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됐다.
2주 뒤 김씨는 다른 여성을 소개받았지만 그 여성은 해외출장을 자주 다녀 정상적인 교제를 하기 어려운 형편이었다. 김씨는 탈퇴 의사를 밝혔으나 회사측은 약관 규정을 들어 가입비의 50%만 돌려줬다. 김씨는 결국 제대로 교제 한번 못해보고 20만원만 날리고 말았다.
최근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결혼중매 회사들이 이처럼 회원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약관을 운용해오다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을 받았다.
공정위는 21일 9개 대형 결혼중매회사의 회원가입 계약서를 심사, 불공정 약관 조항을 수정 또는 삭제하도록 시정조치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회원이 미팅상대의 프로필을 제공받기 전에 탈퇴할 때는 회비의 70%, 프로필을 받은 후에는 50%만 돌려주도록 한 조항에 대해 ‘과다한 위약금 부과’ 조항이라고 지적했다.
‘회사 이미지를 훼손한 회원’ ‘성의없이 교제에 임하거나 약속장소에 나가지 않아 상대회원으로부터 두 번 이상 불만이 접수된 회원’에 대해 회원자격을 박탈하고 회비도 돌려주지 않는 조항에 대해서도 회비를 돌려줘야 한다고 판정했다.
비회원과 결혼하면서 탈퇴하는 경우 회비를 돌려주지 않는 조항도 불공정 약관으로 지적받았다.
시정조치를 받은 업체는 ㈜듀오 ㈜에코러스 ㈜선우 ㈜피어리 ㈜듀비스 ㈜넷프리월드 쌍용큐피드 행복출발 미래정보서비스㈜ 등 9개사.
〈이명재기자〉mj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