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거리를 불량스럽게 어슬렁거리고 음악에 맞춰 마구 몸을 흔들어대는 모습, 질주하는 자동차와 오토바이….
로큰롤에 빠진 사람에게서는 이런 이미지가 흘러나온다. 전통적인 방식으로는 콘트롤하기 힘든 대중. ‘롤링스톤’은 이런 대중의 욕구를 대변하며 무수한 로큰롤 잡지 중에서도 아버지격으로 자리매김해왔다.
그러나 사업적인 측면에서는 롤링스톤은 80년대 중반까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젊은 지식층에 적잖은 영향을 끼쳤지만 광고주들은 롤링스톤을 광고를 싣고 싶은 간행물이 아니라 쓰레기같은 매체쯤으로 여겼다.
롤링스톤은 고정관념을 무너뜨리기 위해 캠페인 광고 제작에 착수했다. 광고의 컨셉트는 ‘인식(Perception)’과 ‘실제(Reality)’. 한 광고 안에 롤링스톤에 대한 ‘인식’과 그에 상반되는 ‘실제’를 상징하는 물건이나 기호를 제시하고 짧은 설명을 곁들이는 것.
설명은 이런 식이다. ‘Love’라는 팻말과 테니스 라켓을 등장시킨 첫번 째 광고. ‘롤링스톤 독자들이 아직도 인생에 대해 고민만 하고 있다고 생각하신다면 퇴근후 그들의 삶을 살펴보십시오. 지난해 롤링스톤의 독자들은 5000만달러를 레저용품 구입에 바쳤습니다.’
빈 공간과 비누를 대비시킨 두 번째 광고. ‘롤링스톤의 독자들이 잘 안 씻는다고 생각하십니까. 롤링스톤 독자들은 지난 7일 동안 비누와 샴푸로 4000만번의 거품을 일으켰습니다. 팔아야할 미용 보조품이 있습니까.’
캐나다 여행지도와 군입대 안내전단을 나란히 세운 세 번째 광고. ‘롤링스톤의 독자들은 징병을 피해 캐나다로 도망간다고 생각하십니까. 군대에 자원한 롤링스톤 독자가 작년에만 10만8000명이었습니다. 지원자를 찾으십니까. 롤링스톤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이 캠페인은 85년 시작해 94년에 끝났다. 지루할 만도 하지만 소비자들은 다음 광고에 대해 기대를 할 정도로 이 캠페인 광고는 성공을 거뒀다.
〈금동근기자〉go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