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실력은 녹슬지 않았다.’
파괴력넘치는 레프트 공격수 ‘임꺽정’ 임도헌(28·현대자동차)과 절묘한 속임수 토스로 이름을 떨쳤던 ‘여우 세터’ 이도희(31·LG정유).
한때 배구 슈퍼리그 무대를 휘저었던 걸출한 두 남녀 스타가 ‘화려한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임도헌은 97년 공익근무요원으로 입대하면서 배구판을 떠났다가 4월부터 소속팀에 합류했고 이도희는 96년 슈퍼리그를 마치고 은퇴했다가 최근 현역 복귀를 선언했다.
삼성화재와의 ‘감정 싸움’으로 슈퍼리그 불참을 고수하던 현대자동차가 22일 슈퍼리그 참가를 전격 선언하자 임도헌은 내심 ‘쾌재’를 불렀다.
후배들과 함께 구슬땀을 흘리며 준비해온 ‘강타’를 비로소 코트에서 펼쳐보일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공익근무 기간에도 꾸준히 운동을 해왔기 때문에 체력에는 자신이 있다. 문제는 ‘실전 감각’. 그러나 이것도 최근 대학팀들과의 연습 경기를 통해 어느 정도 보완이 된 상태다. 임도헌은 “빨리 코트에서 뛰고 싶다”며 강한 의욕을 보였다.
세살배기 아들을 둔 ‘주부 선수’ 이도희 역시 하루 7시간씩의 맹훈련으로 슈퍼리그를 준비했다.
이도희의 복귀는 소속팀의 절박한 사정과 본인의 필요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
LG는 백업 세터이던 박은경이 결혼을 이유로 은퇴하는 바람에 세터 김귀현의 어깨가 무겁던 차에 노련한 이도희의 가세로 팀 분위기가 살아났다.
내년 8월 유럽 진출을 계획중인 이도희도 슈퍼리그를 통해 감각을 되살리겠다는 각오.
김철용 LG감독은 “이도희의 몸 상태가 전성기에 비해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며‘컴퓨터 토스’의 재현을 기대했다.
〈주성원기자〉s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