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선(朴柱宣)전대통령법무비서관이 공무상 비밀누설, 공용서류 은닉, 증거은닉 혐의로 23일 구속됐다.
박전비서관은 구속영장이 발부된 직후인 이날 새벽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
서울지법 영장전담 김동국(金東國)판사는 “박전비서관에 적용된 혐의가 모두 인정되는데다 도주 우려는 없지만 참고인들의 진술에 영향을 미치는 등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 발부 이유를 밝혔다.
영장에 따르면 박전비서관은 △김태정(金泰政)전법무부장관에게 사직동 최초 및 최종 보고서를 유출했고 △검찰 및 특별검사팀에 제출한 사직동 조사기록에 김전장관의 부인 연정희(延貞姬)씨에게 불리한 조사결과가 담긴 진술조서 4건을 빼도록 지시했고 △수사에 필요한 증거를 누락시킨 혐의다.
김판사는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오후 5시부터 1000여쪽의 수사기록을 7시간 동안 검토하며 구속결정에 앞서 장고(長考)를 거듭했다.
사전 구속영장이 청구돼 법원에 구인된 박전비서관은 오후 3시부터 진행된 영장실질심사에서 자신의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검찰은 또 구속 수감중인 김태정전법무장관을 공무상 비밀누설 및 공문서 변조 혐의로 이날 구속 기소했다.
한편 박전비서관의 구속에 따라 ‘옷로비’ 축소조작사건 수사는 급류를 타고 빠른 시일 내에 마무리될 전망이다.
이에 앞서 이 사건을 수사중인 대검 중앙수사부(부장 신광옥·辛光玉검사장)는 22일 박전비서관이 옷로비 내사를 조작하고 대통령에게 허위보고한 혐의에 대해 계속 수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위용·김승련기자〉viyon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