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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L화물기 추락]英서 이륙2분만에…승무원 4명 모두 사망

입력 | 1999-12-23 18:24:00


대한항공(KAL)소속 보잉 747 화물수송기가 22일 오후 6시 40분(한국시간 23일 오전 3시 40분) 영국 런던 북쪽 40㎞지점의 스탠스테드 공항을 이륙한 직후 추락했다.

이 사고로 기장 박득규(朴得圭·57)씨, 부기장 윤기식(尹基植·33)씨, 항공기관사 박훈규(朴薰圭·38)씨, 정비사 김일석(金日奭·45)씨 등 한국인 승무원 4명이 모두 숨졌다. 사고 비행기는 스탠스테드공항을 이륙하고나서 2분 후 공항에서 3㎞ 떨어진 그레이트 핼링베리 숲 지대에 추락해 산산조각났다. 사고기 파편의 일부는 숲 부근 주택가에도 떨어졌으나 인명피해는 없었다.

목격자들은 사고기가 추락할 때 큰 폭발음이 들렸다고 전했다.

영국 항공기사고조사단(AAIB)은 기체결함이나 조종사 실수 가능성 이외에 테러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고 BBC방송이 전했다. AAIB는 사고기의 음성기록장치(CVR)를 추락현장에서 회수했으며 비행기록장치(FDR)도 곧 회수될 것으로 보인다.

영국 교통부는 대한항공의 안전기록과 운영체제에 대해서도 정밀조사에 착수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대한항공의 안전운항규칙 이행에 문제가 드러날 경우 대한항공은 런던 취항이 금지될 가능성이 높다. 영국 정부는 최근 유지비 절감을 위해 비행연료를 규정 이하로 싣고다닌 말레이시아항공에 대해 일정기간 취항을 금지한 바 있다.

사고 비행기는 63.7t의 화물을 싣고 있었다. 22일 오전 7시 50분 서울을 떠나 우즈베키스탄 수도 타슈켄트를 경유한 사고 비행기는 런던에서 이탈리아 밀라노로 가던 중이었다. 사고기는 미국 보잉사가 80년 3월 제작한 B747―200F형이다.

4월 15일에는 중국 상하이(上海) 부근에 KAL 소속 MD11 화물기가 추락한 바 있다.

〈그레이트 핼링베리(영국)〓권재현기자〉conf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