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훈은 ‘북한의 X세대’.
23일 남북혼합 경기를 가진 북한농구단중 가장 관심을 끈 선수는 단연 세계 최장신 농구선수 이명훈(30·2m35). 극진한 대접을 받고 있는 그는 방한중 ‘튀는’ 옷차림과 행동으로 눈길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날 오전 몸을 풀기 위해 잠실실내체육관을 찾을 때도 다른 선수는 모두 짙은 남색 트레이닝복을 입었지만 이명훈만은 빨간 옷 차림.
신발도 이명훈만 다른 선수와 다른 브랜드를 신고 있었고 유니폼도 혼자 짙은 파란 계열을 입었다.
이명훈 옆에는 늘 북한 관계자 한명이 ‘대변인’처럼 서 있는다. 기자들이 “서울에서의 첫 밤이 어땠느냐”는 질문에 이명훈은 묵묵부답. 대신 ‘대변인’이 “컨디션이 아주 좋아졌다”고 답변하는 식이다.
북한 선수단에서도 그는 ‘영웅’이다. 식당에 드나들 때도, 이동을 위해 호텔을 나설 때도 그가 맨 앞에 선다.
22일 서울 도착 때도 그랬다. 김포공항 환영 행사장에서 이명훈은 다른 선수와 따로 떨어져 정몽헌 현대회장, 송호경 북측단장과 함께 VIP전용 입국장을 통해 행사장으로 들어왔다. 또 정회장은 환영사에서 “세계적 수준을 갖춘 이명훈선수를 남한에서 직접 보게 돼 기쁘다”며 이명훈을 ‘콕’ 찍어 칭찬했다. 화동에게서 꽃다발을 받은 것도 선수로서는 그가 유일했다.
현대는 이명훈만을 위해 20인승 승합차를 9인승으로 개조한 차를 마련했다. 임시 번호판을 달고 있는 이 차의 이름은 ‘이명훈 235’. 좌석은 비행기 1등석과 맞먹을 정도.
〈김호성기자〉ks10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