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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학중 前대교사장 가정경영연구소 열어

입력 | 1999-12-26 21:08:00


“정.하.은.위의 어린이는 엄마가 밥먹으라는 말을 안하셔도 된장국에 밥을 말아 한그릇 다 먹었습니다. 동네사람들. 이 얼마나 훌륭한 행동입니까. 이 행동을 칭찬하기 위해 엄마와 아빠와 동생은 상장을 주기로 결정하고 이 상장을 수여합니다.”

직장에서 귀가한 아빠가 여섯살박이 큰 딸 하은이에게 주는 상장. 아이는 차렷자세로 서 있다가 어깨를 으쓱하며 상장을 받고는 잠시 후 아빠에게 되돌려주면서 말한다. “다음에 또 해줘.”

2000년1월1일정식 출범하는 가정경영연구소의 홈페이지(http://home21.co.kr)에 띄워진 ‘행복한 가정 아이디어’중 하나.두 아이의 아빠가 보내온 사연이다.

이 연구소를 연 강학중씨(42)는 2년전 국내의 대표적인 학습지 회사 ㈜대교의 사장직을 홀연히 버리고 ‘새로운 나’를 찾겠다고 선언해 화제가 됐던 인물. 아빠에게 가장 바라는 게 뭐냐고 물었더니 아이들은 “밥 좀 같이 먹었으면 좋겠다”고, 아내는 “저녁 먹을 때마다 이웃에서 ‘저 집엔 아빠가 없나봐’할까봐 블라인드를 쳤다”고 말해서 충격을 받았었다. 앞으로 가정과 관계된 일을 하고 싶다고 작정한 것도 이 때문.

“가족이 함께 떠났던 1년간의 영국유학에서 가닥을 잡았습니다. 행복한 가정을 이루는 방법에 대해 연구하고 그 결과물을 사회와함께나누겠다는것이죠.”

연구소 개소준비를 하면서 가족학에 관한 학계의 연구결과는 쏟아지고 있는데 정작 그걸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전달하는데 문제가 많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며칠전 지방의 한 기업에서 직원들에게 ‘가정 포기 각서’를 쓰도록 한 해프닝도 이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가족이야말로 사회의 중심이고 가정이 바로서야 기업의 경쟁력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많은 이들, 특히 경영인들에게 알리고 싶습니다.”

그는 자식농사를 잘 지으려면 가정의 중심인 부부농사를 더 잘 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부부가 화목해야 가정이 바로 서고 아이들도 바르게 자란다는 것. 그러나 부부사이를 잘 가꾸지 않아 ‘무늬만 부부’이거나 심리적 이혼상태에 이른 부부가 많다고. 그래서 홈페이지를 통해 ‘이런 부부, 이런 가정’의 아이디어를 모집하는 한편 부부대화법에 관한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문의 02―7373―883

〈김진경기자〉kik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