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독특한 소재를 발굴해 전문 장르 만화를 발굴해내는 일본만화계. 이번엔 ‘술’을 주제로 한 만화가 출간됐다. ‘명가의 술’(서울문화사).
주인공은 일본의 전통 청주 ‘달의 눈물’을 만드는 술도가집의 딸. 도쿄의 광고회사 카피라이터로서 성공을 눈 앞에 둔 나츠코는 오빠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고향으로 돌아온다. ‘환상의 쌀’ 다츠니시키를 길러 최고의 음양주(吟釀酒)를 빚겠다는 오빠의 못다한 꿈을 이루기 위해.
작가인 오즈 아키라는 일본 각 지방의 전통 양조장을 돌며 꼼꼼히 취재한 내용을 토대로 쌀로 밥을 짓고, 전국을 끓여내고, 술을 빚는 전통 양조 과정을 그대로 재현한다. 음양주 본양조주 증양조주 등 쌀로 빚는 술들의 종류와 각기 다른 맛에 대한 설명도 함께 곁들인다.
“술빚기는 벼농사, 벼농사는 토양 만들기, 토양 만들기는 사람 만들기로부터 시작된다”는 말처럼 최고의 술을 만들기 위한 장인들의 겸허한 삶의 태도를 접하다보면 가슴이 따뜻해진다. 초밥요리 승부의 세계를 다룬 ‘미스터 초밥왕’보다 더욱 탄탄한 이야기 구조로 전문 장르 만화가 빠질 수 있는 에피소드 나열에서 벗어나 진한 감동을 준다.
〈전승훈기자〉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