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황제’ 펠레(브라질)와 ‘폭격기’ 게르트 뮐러(독일)가 투톱으로 호흡을 맞추고 ‘축구신동’ 마라도나(아르헨티나)가 게임메이커로 나서면 최강의 축구팀이 될 수 있을까.
국제올림픽위원회(IOC)를 비롯해 각종 언론매체에서 선정한 20세기 최고의 스포츠스타에 뽑힌 펠레에 대해 축구전문가 중에는 “축구팀의 11명 전원이 펠레와 같은 개인기를 지니고 있다면 전술이 필요없을 것이며 그 팀은 최강팀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이도 있다.
그러나 모든 운동 종목이 그렇듯이 포지션마다 최고의 실력을 지닌 적임자가 있게 마련.
1930년 우루과이대회를 시작으로 16회째를 치렀고 2002년 한국과 일본에서 17회째 대회를 치르는 지구촌 최대의 스포츠대회인 월드컵에서 빛을 발한 스타플레이어야말로 진정한‘별중의 별’.
그렇다면 역대 월드컵 스타들을 주축으로 20세기 세계축구의 최강팀을 구성하면 어떻게 될까.
공격진은 펠레와 뮐러가 단연 첫손에 꼽힌다.
58년 스웨덴월드컵에 첫 출전한 뒤 70년 멕시코월드컵에서 브라질의 첫 월드컵 3회 우승을 이끌었던 펠레와 70년 멕시코와 74년 서독월드컵에서 총 14골을 터뜨려 월드컵 최다골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뮐러가 발을 맞추면 ‘천하무적’.
미드필드진에는 74년 서독월드컵에서 전원공격 전원수비의 ‘토털사커’의 진수를 펼쳐 보인 ‘백진주’ 요한 크루이프(네덜란드)와 펠레와 콤비를 이뤄 브라질의 3회 우승을 엮어낸 가린샤, 이탈리아축구 ‘빗장수비’의 핵으로 34년 이탈리아대회에서 첫 우승을 일궈낸 수비형 미드필더 몬티가 으뜸.
여기에 86년 멕시코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를 정상에 올려놓은 ‘천재’ 마라도나가 게임메이커를 맡으면 최상.
수비진에는 현대축구에 리베로(자유인)라는 신개념을 도입한 베켄바워(독일)와 66년 영국월드컵의 우승 주역인 보비 찰튼(영국), 74년 서독월드컵에서 베켄바워와 함께 우승을 이끈 ‘오버래핑의 명수’ 포크츠가 꼽힌다.
전문가들은 왼쪽 풀백으로 현역선수로는 유일하게 ‘슈팅과 패싱의 귀재’ 카를로스(브라질)를 점찍었다.
골키퍼는 두말할 필요 없이 구 소련의 ‘전설적인 수문장’ 야신. 야신은 생애 통산 150번의 페널티킥을 막아낸 거미손으로 유명하다.
〈권순일기자〉stt7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