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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이명희/깨끗한 선거 시민이 나서자

입력 | 1999-12-28 19:47:00


바람직한 정치 문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깨끗하고 능력 있는 정치인이 많이 배출돼야 한다. 그러려면 그 기본이 되는 선거과정부터 깨끗하고 바르게 이루어져야 한다. 정치개혁이나 선거문화를 개선하는 일을 더 이상 정치인들에게 맡겨둘 수만은 없다. 시민이 나서 깨끗한 선거를 외칠 때 정치인 들도 비로소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고 깨닫게 될 것이다.

97년 10월 서울 송파구에서부터 시작된 ‘바른선거를 위한 시민 모임’(바선모)은 내 고장에서부터 깨끗한 선거풍토를 일궈보자는 소박한 소망에서부터 출발했다. 기존 공명선거 추진단체들이 중앙 조직 위주로 선거법 개정과 같은 정치제도 개선이나 정당과 후보자 감시에 초점을 맞추어 활동한 것과는 달리 바선모는 지역주민이 스스로 참여하는 지역운동으로 시작했다. 몇해전부터 일선 시 군 구 선거관리위원회가 선거철마다 선거관리 자원봉사자들을 모집해 뜻있는 시민이 참여했다. 그러나 이들은 고작 우편물 발송이나 캠페인 홍보물 배부 등을 하다가 선거가 끝나면 흩어져 버렸다. ‘송파 바선모’는 선거관리 자원봉사자들의 열정을 선거가 끝난 후에도 진정한 선거문화의 혁신을 추구하는 사회에너지로 환원시키려는 노력에서 출범했다. 지금은 각 지역마다 ‘바른선거 실천시민모임’이 결성되고 시민의자발적 참여가 이루어진다.

어느 정파나 정당에도 치우침이 없는 중립적인 입장을 고수하는 ‘바선모’는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다. 다만 선거관리위원회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바선모’활동이 선관위의 대국민 상시 계도업무와 무관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역 바선모가 자생력을 갖고 바른 선거감시 활동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창립과정을 후원하는 일은 선관위만이 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바선모가 선관위의 하부조직이나 관변단체일 수는 없다. 오히려 선관위까지도 감시할 수 있는 순수 시민 모임이다. 유권자의 의지가 정치에 바르게 반영되는 바른선거 운동이 지역에서부터 뿌리 내리기를 바라면서 많은 시민의 동참을 권유한다.

이명희(송파구 바른 선거를 위한 시민모임 회장)